배민·대형마트 넣을까 말까?... '캐시백' 시행 앞두고 고민

입력
2021.09.16 16:30
홍남기 부총리 "비대면 소비 지원 등 사용처 폭넓게"
카드 캐시백 사용처 배달앱까지 확대될 가능성 커
높은 수수료는 부담...SSM 포함도 만지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 진작을 위해 사용처를 다양하게 하면 골목상권 되살리기라는 도입 취지에 어긋나고, 골목상권 사용분에만 캐시백을 해주자니 민간 소비를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카드 캐시백 사용처를 최대한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확대 범위에 따라 대기업 배불리기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부터 시행할 카드 캐시백의 사용처를 막판 조율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편의를 고려해 비대면 소비까지 지원하는 등 가능한 사용처를 넓게 인정할 계획”이라며 “카드 캐시백 시행방안은 추석 연휴 직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한 발 더 나아가 카드 캐시백 혜택을 주는 사용처에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 대형마트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캐시백 사용처는 큰 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상생소비지원금을 마련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명품 전문매장 △유흥업소 등은 사용처에서 제외했다. 이후 사용처가 너무 적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민간 소비 불씨를 피우기 위해 사용처 확대 검토에 나선 것이다.

우선 홍 부총리가 “비대면 소비 지원” 방침을 밝힌 만큼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 어플리케이션(앱)까지 사용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늘수록 배달앱 업체가 자영업자에게서 뜯어가는 수수료 역시 증가해 카드 캐시백 대상에 배달앱을 포함시키는 게 맞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외식업체들은 평균 7~15%의 수수료를 배달앱에 지불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공 배달앱으로 사용처를 한정하는 등 자영업자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이 고가의 수수료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노브랜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같은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캐시백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까지 캐시백 대상에 넣을 경우 민간 소비가 골목상권이 아닌, 대기업 제품 구매에 쏠릴 수 있어 사용처를 어디까지 확대할지 막판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사용처를 한정한 재난지원금으로 골목상권 되살리기에 나선 만큼 카드 캐시백은 사용처를 폭넓게 해 침체된 민간 소비를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7,000억 원의 예산이 편성된 카드 캐시백은 특정 기간(2개월) 신용·체크카드 사용액이 2분기 월평균 카드 사용액보다 3% 이상 늘어난 초과분의 10%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2분기 카드 사용료가 월평균 100만 원인 사람이 203만 원을 썼다면 1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1인당 월별 최대 환급액은 10만 원으로, 해당 예산이 모두 집행될 경우 최대 7조 원의 소비 진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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