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적 감췄던 탈레반 2인자 바라다르 재등장... 내부 분열설 일축

입력
2021.09.16 10:24
수정
2021.09.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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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설에 "건강하고 괜찮다" 부인
두문불출 이유는 "여행 중" 해명

지난 7월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협상단장으로 참석한 압둘 가니 바라다르. 도하=AFP 연합뉴스

지난 7월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협상단장으로 참석한 압둘 가니 바라다르. 도하=AFP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2인자이자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부총리 대행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마침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도정부 설립 이후 며칠째 종적을 감춘 탓에 탈레반 내부 갈등으로 몸을 피했다는 소문이 퍼졌으나, 그는 내분설을 일축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라다르는 아프간 국영방송 라디오텔레비전아프간(RTA)과 인터뷰에서 “언론은 탈레반 내부에 분쟁이 있다고 말하는데 우리 사이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정파 간 충돌로 자신이 총상을 당했다는 보도에 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괜찮고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외신들은 탈레반이 정부 구성을 놓고 내부에서 탈레반 주류세력인 외교파와 연계조직 무장파 하카니 네트워크 간 권력다툼이 일었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대외 협상을 주도했던 바라다르가 수도 카불 점령 초기와 달리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실었다. 12일 셰이크 모하메드 알사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카불을 방문했을 때도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바라다르가 카타르에서 미국과의 평화협상을 진행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바라다르는 한동안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았던 건 “여행 중이었고 제 시간에 돌아올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카불을 떠나 아프간 내 다른 지역이나 외국에 머물고 있다는 추측을 사실상 시인하는 발언이다. 인터뷰 영상을 공개한 곳도 아프간 과도정부가 아니라 카타르 도하에 있는 탈레반 정치사무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소문들은 하카니 네트워크를 비롯한 군 사령관들과, 미국과의 외교를 이끄는 바라다르 같은 정치 지도자들 간 경쟁 관계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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