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 직고용이라더니... 쿠팡 평균 퇴사율은 '76%'

입력
2021.09.16 14:00

편집자주

물류센터는 추석을 앞두고 가장 붐비는 곳이다. 하루 수백만 개의 택배가 몰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까지 늘어 물류회사들은 연일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빠른 배송'을 앞세우며 속도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수만 명의 노동자들은 말한다. "우리는 물건을 옮기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그들의 현실을 직접 들여다봤다.


서울 쿠팡 서초1캠프 앞에서 한 배송원이 트럭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쿠팡은 다른 회사와 달리 100% ‘직고용’하고 있습니다."

물류센터 내부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마다 쿠팡이 해온 항변이다. 직고용을 하고 있어 다른 물류센터·배송업체보다 복지혜택이나 산업재해 보장 등 근무환경이 좋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통계가 말해주는 실상은 다르다. 쿠팡 근무자의 고용보험 해지율(퇴사율)은 76%에 달했다.

쿠팡친구, 지인 추천 100만 원 준다는 이유는

15일 한국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쿠팡 월별 고용보험 취득 및 상실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쿠팡 주식회사(배송)와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물류센터)의 고용보험 취득자는 총 8만9,330명, 상실자는 6만7,696명이었다. 취득자 대비 상실자 비율은 75.8%로 새로 고용보험에 가입한 입사자 수의 76%가 퇴사한다는 의미다.

배송과 물류센터 양측의 퇴사율은 비슷했다. 다만 배송부문(쿠팡친구)의 경우 상실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쿠팡 주식회사의 고용보험 취득자 대비 상실자는 △2019년 68.11% △2020년 82.51% △2021년 상반기 92.46%였다. 올해 6월엔 965명이 새로 고용보험을 취득했는데 퇴사자는 1,114명에 달했다.

이는 계약직이 많은 고용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이 되려면 1년 이상 근무를 해야 하는데 그 전에 퇴사한 사람들이 많아 고용보험 상실자가 취득자를 웃도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정진영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장은 "살인적인 업무강도 때문에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쿠팡친구의 정규직 전환율은 약 10% 수준"이라며 "지인을 쿠팡친구로 데려올 때 100만 원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일용직 제외하고도 75%가 퇴사하는 물류센터

쿠팡이 직매입한 물건을 보관해두는 풀필먼트(물류센터) 상용직(계약직)의 퇴사율도 75%에 달한다. 물류센터는 일용직으로 일한 노동자들을 3개월, 9개월, 12개월로 ‘쪼개기 계약’을 한 뒤 계약직으로 전환하는데, 근무자의 70%를 차지하는 일용직 노동자 비율을 고려하면 퇴사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력시장처럼 정말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을 데려다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좋지 않은 일자리이다 보니 버티지 못하고 뽑는 족족 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은 “쿠팡은 노동자들이 갈아 넣는 피, 땀, 눈물에 무임승차해서 성장해왔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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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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