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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이시바-고이즈미 ‘인기 트리오’, “고노만은 안 된다”는 아베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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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29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를 포기하고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차기 일본 총리의 윤곽이 고노 장관,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고노 장관이 이시바 전 간사장과 손잡은 것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척점에 선 것이어서,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이 아베의 영향력을 넘어설지 최대 관심 포인트로 등장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1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에 뜻을 둔 세력이 나뉘지 않고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새로운 자민당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고노 장관 지지를 표명했다. 여론조사 1, 2위를 다퉈 온 고노, 이시바 연대에 이어 일본 국민에 호감도가 높은 고이즈미 장관까지 합세하면서 ‘인기 트리오’가 결성된 셈이다. 고노 장관은 이를 통해 당원·당우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고, 결선투표 없이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전략이다.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에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4번 타자를 3명이나 모은 것”이라면서도 “상대가 누구든 내 자신이 무엇을 호소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 움직임은 신경이 쓰이지만 자신의 싸움에 헌신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기가 곧 당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시다 전 간사장을 우군으로 맞는 것은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이 강한 국회의원 투표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양날의 칼’이다. 1차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고 의원 표가 많은 결선투표로 넘어가면, 아베가 지원하는 다카이치 전 장관이 기시다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역전패가 유력하다.
이런 분석을 의식한 듯, 기시다파 내에선 고노-이시바 연합을 경계하면서도 내심 “우리에게 나쁘지 않다”며 아베-아소 측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아소파 간부는 “고노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고 한다.
최대 파벌로 아베 전 총리의 영향이 강한 호소다파가 14일 기시다 전 정조회장과 다카이치 전 장관을 공식 지지한 것도 “고노는 절대 안 된다”는 아베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호소다파는 “실제 투표는 의원 각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자주 투표’ 방식을 채택했다. 아소파는 고노와 기시다 지지를 표명하되 투표는 소속 의원의 의중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다케시다파와 니카이파도 16일 회의를 열고 자주 투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다수 파벌이 특정인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자주 투표를 보장한 것은 국회의원 투표에서 불리한 고노 장관에겐 다행이다. 다만 파벌의 머릿수로 표 계산이 딱 떨어졌던 과거와 달리 각 의원의 표심이 드러나지 않아 어느 쪽도 안심하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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