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가게 접으라고요? 내놔도 살 사람이 없습니다"

입력
2021.09.15 15:00
7월 평택 노래주점 운영  30대 사장 극단적 선택
동료 "배달·대리운전 처음 해보다 다치기도" 
영업금지 조처로 오토바이 배달 등 생계 유지
임대료 등 한 달 고정비 700만~900만 원
"하루 평균 1,000여 개 매장 폐점하고 있어"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연장된 대전 유성구의 한 노래방에 영업이 중단됐음을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 당시 대전은 8월 9일부터 22일까지 4단계를 연장했다. 뉴스1

"영업 재개할 때 다시 보자고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 제한으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7월 경기 평택에서 노래주점을 운영하던 박모(37)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고인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 번도 타보지 않았던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와 함께 노래주점을 운영한 동업자 A씨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장사를 아예 못 하게 되자 동업자였던 고인은 배달 라이더 하다가 넘어져 다치기도 했고 대리운전도 했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거리두기로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를 다음 달 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흥시설로 분류된 유흥·단란주점, 감성주점, 클럽·나이트, 헌팅포차, 콜라텍·무도장 등은 문을 닫아야 한다. 수도권 유흥시설 전체에 내려진 '집합금지(영업금지)' 조치도 유효하다.


9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나이트클럽 정문 앞에서 열린 '서울유흥주점 클럽 업주 및 종사자들 집합금지 해제 및 손실 보상 촉구 1인 시위'에서 자영업자 박철우씨가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에 따르면 운영하던 노래주점이 유흥주점 업종이다 보니, 올해 초 두 달가량 영업한 이후에는 아예 문을 닫고 장사를 못 했다. 집합금지 조처 때문이다. A씨도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A씨는 "고인과 6월 중순쯤 통화했을 때 다시 영업이 재개될 때까지 좀 쉬고 싶다고 얘기하더라"며 "주변에도 농담식으로 잠수 탈 거니까 연락하지 마라, 영업 재개할 때 다시 보자, 그런 식으로 얘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 가게 고정비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야 되니까, 생계비를 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노래주점의 임대료 등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이 700만~900만 원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에서 중간중간 지원금 같은 거 나오더라도 손도 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장사 포기하고 싶지만..."

지난달 서울 을지로의 한 상점에 '폐업' 공지가 부착됐다. 연합뉴스

A씨는 장사를 접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선에 "진짜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이거 팔고 나오고 싶은데 지금 상황에서 살 사람이 없다"면서 "어느 정도 권리금도 받고 해야 하는데, 당장 누가 사겠나. 장사를 못 하는데..."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거의 전 재산을 투자하다시피 했는데 그걸 포기하는 건 쉽지 않다"며 "솔직히 포기하는 게 제일 속 편하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저녁에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이 아예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100대 생활업종 중 5월 기준 간이점주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4.1% 감소했고, 호프전문점은 11.6%가 줄었다. 노래방도 같은 기간 6.2%가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자영업자들은 66조 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다"며 "45만3,000개의 매장이 폐점했고, 하루 평균 1,000여개 매장이 현재도 폐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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