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의혹' 공세에… 이재명 "5000억 환수한 공익사업"

입력
2021.09.14 22:00
수정
2021.09.14 2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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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주도한 1조 원대 분당구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이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특정 업체가 해당 사업으로 수백억 원 이상의 배당이익을 챙겼다는 점을 근거로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이 지사 측은 '100% 민간 개발'로 진행될 뻔한 사업을 공공사업으로 전환해 5,000억 원 이상 개발이익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었다며 직접 반박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①대장동 도시개발 사업이란?

대장동 도시개발은 성남시 대장동 91만여㎡ 부지에 1조1,500억 원을 들여 5,903가구를 개발한 사업이다. 해당 부지는 과거 대한주택공사(LH 전신)가 주도하는 공공개발로 추진됐지만 2010년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부지의 개발을 원한 민간 개발사와 전직 대한주택공사 직원, 전직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동생 등이 뒷돈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나 형사 처벌이 이뤄졌다.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이 지사는 해당 사업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하는 공영 방식으로 전환했다.

②사업 방식에 문제 있나?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이 맡았다. SPC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의 절반 이상(53.76%)을 보유하고 나머지 지분은 하나은행(15.06%) 등 시중은행들과 민간 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당시 SPC 구성을 위한 공모가 이뤄져 하나은행 주관, 산업은행 주관, 메리츠증권 주관 등 3개 컨소시엄이 응했다. 이 중 성남개발공사에 5,503억 원을 보장하기로 한 하나은행 주관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유휴부지 개발사업을 위해 사업 주체가 공모를 통해 컨소시엄 형태의 시행사를 모집하는 방식은 드물지 않다. 개발사업을 LH 등이 주도하는 100% 공공 방식으로 할 수도 있지만, 미분양 등으로 개발 사업이 실패할 경우에는 부담을 전부 공공이 떠안아야 하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③신생 체의 수백억 배당금은 과도한가?

현재 야권에서 제기하는 특혜 의혹은 컨소시엄 중 비(非)은행 민간투자자에 쏟아지고 있다. SPC는 관련법상 자금 운용을 위해 자산관리회사를 만들어야 하는데, 성남의뜰은 자산관리회사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를 두었다. 화천대유는 비은행 민간투자자가 주주로, 자본금 5,000만 원을 내고 성남의뜰의 주주(지분율 14.28%)로 참여했다. 화천대유는 최근 3년(2019~2021년)간 577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납입 자본금에 비해 신생 회사의 배당금이 과도하다는 것이 야권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이다.

또 다른 비은행 출자자인 SK증권의 신탁 중 '천화동인 1호'를 화천대유가 보유하고 있는 것을 두고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투자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SPC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화천대유 측 설명이다. 천화동인 1호를 통해서 약 400억 원의 배당을 받아 총 1,000억 원가량의 배당이 비은행 민간투자자들에게 이뤄진 셈이다. 이에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14일 "거액의 배당금이 떨어지는 노다지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④배당금 배분 구조가 문제인가?

다만 배당금은 계약 내용에 따른 것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 개발이익에 대해 성남개발공사가 5,503억 원을 선순위로 보장받되, 나머지 이익은 민간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계약 조건이 정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화천대유 관계자는 이에 "사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가 여기저기서 빌린 돈이 7,000억~8,000억 원에 이르는데, 이는 사업 실패 시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라며 "배당금은 이런 리스크 감수와 사업 성공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성남개발공사에 5,503억 원을 보장하고 나머지는 손해까지 민간(화천대유 등)이 감당하는 방식의 계약이었다"라며 "당시에 민간 사업으로 허가했다면 (수익 전액이) 민간에 귀속됐을 텐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일부(5,503억 원)라도 환수한 것은 오히려 칭찬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 "2015년은 부동산 SPC 방식이 활황일 때로 부동산 경기가 좋았을 때인데, 추가 이익을 고스란히 민간이 가져가는 방식에 대해 이 지사가 미리 견제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최근 3년간 개발사업에 대한 배당금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22억 원인 반면 SK증권 3,460억 원, 화천대유 577억 원 등 민간 몫이 과다하다는 것이다.

⑤화천대유 소유주와 이 지사 관계는?

화천대유 소유주인 전직 기자 A씨와 이 지사의 특수 관계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특혜 의혹이 성립하기 위한 또 다른 핵심 고리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A씨가 2014년 7월 이 지사를 인터뷰했다는 사실뿐이다.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이 지사는 이날 "인터뷰 이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성택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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