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과도정부 찾은 '첫 손님'은 카타르... "모든 정당의 정치 참여 필요"

입력
2021.09.13 15:00
알사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 일행
12일 카불 찾아 아쿤드 과도수반과 회담
카르자이 전 대통령 등 非탈레반도 만나
탈레반-서방국 간 '중재자' 입지 강화 포석

셰이크 모하메드 알사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 도하=AFP 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한 과도정부가 들어선 아프가니스탄에 ‘첫 손님’이 방문했다. 부총리급이 포함된 카타르 고위급 대표단이다. 탈레반의 대(對)서방 창구 역할을 해왔던 카타르가 아프간 과도정부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이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정치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셰이크 모하메드 알사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 등 고위급 대표단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카타르 대표단 파견에 대해 “탈레반의 과도정부 수립 발표 이후 첫 외국 정부 고위급 방문”이라고 전했다.

알사니 장관은 이날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과 회담했다. 아쿤드 수반 외에 압둘 살람 하나피 제2부총리, 아미르 칸 무타키 외교장관, 물라 모하마드 야쿠브 국방장관 등도 배석했다. 카타르 외무부에 따르면, 알사니 장관은 아프간 과도정부 관계자들에게 “국가적 화합을 위해 모든 아프간 정당을 정치에 참여시키라”고 촉구했다. 또 아프간 안정을 위협하는 테러조직에 대한 대응 협력 방안, 아프간 내 평화와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방안 등도 논의했다. 탈레반은 “양국 관계와 인도적 지원, 경제 발전과 외국과의 교류 등이 이번 회담의 핵심 논제로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카타르의 이런 행보는 최근 아프간 혼란 국면에서 탈레반과 서방국 간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하며 다져 온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실제 알사니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탈레반 인사뿐 아니라,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이나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 등 기존 아프간 정부의 최고위급 관계자들도 만났다. 카불 국제공항 운영 재개를 위해 기술진을 파견하고, 국영항공사인 카타르항공을 통해 아프간에 발이 묵인 미국인 등 해외국적자 200여 명을 카타르 도하로 이송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6일 카타르를 방문, 아프간에 잔류한 미국인 철수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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