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9·11 테러 기밀서류 공개… ‘테러 지원 의심’ 사우디인 행적 담겨

입력
2021.09.12 21:30

미국 뉴욕에서 9·11 테러가 벌어진 2001년 9월 11일 당시 비밀경호국(SS) 회의실에서 브라이언 스태포드(가운데) SS국장이 긴급 대응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테러 20년을 맞은 11일 SS가 처음으로 공개한 당시 상황의 사진들 중 하나다. 미 비밀경호국(SS) 트위터 캡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9·11 테러 20년을 맞은 11일(현지시간) 이 사건 관련 내부 기밀 서류를 공개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테러 범행을 직·간접적으로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미국 유학생의 당시 행적을 기술한 FBI의 과거 조사 내용을 기술한 문건이다. 다만 이른바 ‘사우디 정부의 테러 지원설’의 진위와 관련, 어느 쪽으로든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의 확실한 근거는 담기지 않았다.

이날 미 CNN방송에 따르면, FBI가 이날 공개한 문건에는 최소 2명의 9·11 항공기 납치 테러범이 누군가로부터 여행과 숙박, 자금 지원 등을 제공받는 과정에 사우디 국적인 ‘오마르 알바유미’라는 인물이 깊숙이 관여했다고 볼 만한 정황들이 나열돼 있다. 알바유미가 갖고 있는 여러 인맥, 그에 대한 목격자 증언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토대로 9·11 테러 이후, FBI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대학교에 다녔던 알바유미를 사우디 정보 요원 또는 사우디 영사관 직원 등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했었다. 미 의회 산하 9·11 테러 조사단도 과거 알바유미에 대해 “사우디 정보 요원이거나, 항공기 납치범을 지원했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문건 공개를 통해서도 ‘사우디 정부의 테러 개입 및 지원’ 의혹은 끝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아, 결국 미스터리로 남게 될 공산이 커졌다. 이런 의혹은 9·11 테러범 19명 중 15명이 사우디인이며, 오사마 빈라덴이 사우디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유력 집안 가문 출신이라는 사실 등 때문에 그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9·11 피해자와 유족도 이를 문제 삼으며 관련 문건 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시로 기밀 해제를 거쳐 대중에게 공개된 FBI 수사자료에서도 핵심 의문을 풀어줄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미 법무부가 “(9·11 당시) 비행기 탈취범과 공모 의심자들의 관계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다”고 밝힌 사실을 감안할 때, 추가 조사 가능성도 크지는 않다. 미 정부는 그간 사우디 정부의 테러 연루 의혹과 관련해선 뚜렷한 입장을 표하지 않았고, 사우디 정부는 아예 어떤 연관성도 부인하는 태도만 취해 왔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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