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 홍준표 vs '정권 탄압' 윤석열... 野 1차 컷오프 '혼전'

입력
2021.09.13 09:00
고발 사주 의혹, 윤석열에 악재로 보였지만
'핍박받는' 이미지 다시 확보... 지지율 반등?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 1차 경선 후보자 3대 정책공약 발표'에서 홍준표(왼쪽)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는 1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앞두고 1위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야권 후보 1위를 지켜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으로 발목이 잡힌 사이, 홍준표 의원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골든 크로스를 달성하면서다. 이에 뒤질세라 윤 전 총장은 자신을 겨냥한 의혹을 '집권세력의 탄압'으로 반격하면서 보수 지지층 재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홍 의원의 무서운 상승세다. 지난 7, 8일 MBN·매일경제 의뢰로 알앤써치가 실시한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은 36.5%의 지지율로 윤 전 총장(26.5%)을 10%포인트 앞서며 골든 크로스를 현실화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6~8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홍 의원은 24%로 윤 전 총장(18%)을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을 벌였다.

반면 윤 전 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 리스크 탓인지 속수무책으로 홍 의원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NBS에서 윤 전 총장의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는 18%로 전주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여권 주자까지 모두 포함해 실시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19%로 지난주(17%)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18년 1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당시 국민의당 비대위원. 뉴시스


고발 사주 의혹, 윤석열에게 악재일까?

관건은 윤 전 총장을 향한 '고발 사주' 의혹이 장기화할 경우 표심의 향배다. 의혹에 연루된 윤 전 총장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를 염두에 둔 홍 의원은 연일 '윤석열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홍 의원은 12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더불어민주당이 우리당을 공범으로 엮으려고 짜는 프레임에 넘어가면 바보 같은 짓"이라며 "제 문제도 당 문제도 아닌 후보 개인(윤 전 총장) 문제에 당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전날에는 "팩트가 있다면 경위가 어찌됐든 그건 정치 공작이 아닌 범죄"라며 "당은 소도(蘇塗)가 아니다"라고 했다. 소도는 삼한시대의 성지로, 범죄자들도 그 안으로 도망치면 건드릴 수 없었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을 범죄자에 비유한 것이다.

국면 전환이 필요한 윤 전 총장 측은 자신을 겨냥한 의혹을 '정권의 탄압'으로 규정했다.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언론 제보 이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자, '여권과 국정원이 계획적으로 윤 전 총장을 탄압한다'는 프레임을 만들면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윤 전 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으로 '정권에 핍박받는' 이미지로 야권의 대선주자로 우뚝 선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의혹이 결코 악재만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런 정치 공작이 벌어졌을 때 누가 정치적으로 손해, 이득을 보느냐"며 홍 의원을 견제하는 동시에 적극 반박에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해 미소 짓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양강 구도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야권 후보 3위를 달리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이번 의혹으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에 자신과 가까운 김웅 의원이 연루돼 있어 적극적인 공격도 방어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새로운보수당 시절 영입한 '유승민계 인사'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알앤써치, 조원씨앤아이, NBS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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