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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중국산 백신' 손절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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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부가 중국산(産)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사실상 ‘손절’에 나섰다. 백신 효능을 두고 의구심이 커진 데다, 서방국 제약사 백신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 백신을 적극 받아들여 온 브라질마저 불신을 공식화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입지를 넓히려 했던 중국의 ‘백신 외교’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당국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제품명 ‘코로나백’) 3,000만 도스(1도스=1회 접종분) 구매를 검토했으나 최근 이를 뒤집고 협상을 중단했다. 상파울루주(州) 정부 산하 부탄탕연구소는 “협상은 더 진전되지 않고, 어떤 계약도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백신 퇴출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중국산 백신을 향한 회의감이 커진 탓이다. 올해 1월 시노백 백신 접종을 시작한 브라질에선 ‘물 백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백신을 맞은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가 양성 판정을 받으며 의구심은 더욱 치솟았다. 낮은 효능도 불신을 키웠다. 임상시험 결과, 시노백의 예방 효과는 50.4%로, 세계보건기구(WHO) 최소 권고 기준(50%)을 가까스로 넘기는 데 그쳤다. 화이자(95%)나 모더나(94.1%) 백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칼라 도밍게스 전 국립면역프로그램 책임자는 “코로나백을 더 사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 그간 브라질 정부로선 중국산 백신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미국 등 부국들이 서구 제약사 백신을 싹쓸이한 탓에 백신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병 확산세는 잡히지 않았다. 중국산 백신이라도 일단 사들이는 고육책을 써야만 했다. 중국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물량 공세를 펼쳤다. 작년 11월 이후 연방정부의 시노백 백신 구입 물량이 총 1억2,000만 도스일 만큼 브라질은 중국 백신 외교 성과의 ‘전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과 유럽 등의 접종률이 일정 궤도에 오르고 다른 나라들의 화이자ㆍ모더나 백신 접근 문턱이 낮아지면서 중국으로 눈을 돌릴 이유도 희미해졌다는 얘기다. WSJ는 “미국이 세계적 (백신) 공급자가 되면서 각국의 감염병 대응에도 잠재적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 4월 기준 브라질 내 접종 백신의 84%가 시노백이었던 반면, 현재는 35%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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