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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건강한 식단', 진짜 몸에 좋은가?

입력
2021.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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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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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나 지인들에게서 건강에 좋은 식품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건강에 좋다는 ‘지중해 식단’ ‘구석기 식단’ ‘원 푸드 다이어트’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개 ‘하버드 건강 식단(Harvard healthy diet)’을 권한다.

이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식사를 한 접시에 담는다고 할 때 절반을 과일ㆍ채소로 채운다. 남은 절반을 다시 2분의 1로 나눠 한 곳에는 현미와 같은 통곡물, 남은 부분에 양질의 단백질을 담는다. 양질의 단백질은 생선과 콩, 우유와 유제품, 견과류 등이다. 여기에 물과 식물성 기름을 곁들이면 하버드 건강 식단이 완성된다.

이것이 왜 건강한 식단인지를 뒷받침해주는 뉴스들이 최근 보도됐다. 제목은 이렇다. ‘이 음식 자주 먹으면 실명 위험 증가?’ ‘핫도그 한 개 섭취, 기대 수명 36분 단축’ ‘호두가 장수 비결? 기대 수명 증가에 도움’…

첫째 뉴스에서 실명 위험을 높이는 식품으로 ‘가공육, 정제된 곡물, 튀긴 음식, 고지방 음식’이 꼽혔다. 이를 자주 먹으면 황반변성이 생길 위험이 3배 높아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고지방 등 혈액 속 노폐물은 몸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혈관을 막는 등 말썽을 일으키는데 이 중 하나가 눈의 황반 부위 혈관이다. 그러면 황반 주위에 새 혈관이 엉겨붙으면서 시력이 떨어지는데 이것이 황반변성이다. 황반은 시세포가 밀집돼 시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은 시력 감소나 상실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반대로 과일과 채소, 생선과 올리브유, 콩류, 견과류를 먹으면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둘째 뉴스는 미국 미시간대 연구를 인용하고 있는데 가공육 1g을 섭취하면 기대 수명이 27초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핫도그를 한 개 먹으면 가공육(61g) 때문에 기대 수명이 27분 단축되고, 소금과 트랜스지방에 의한 기대 수명 단축 9분까지 합쳐 수명이 36분 짧아진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셋째 뉴스는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9만여 명을 2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주 5회 이상, 1회에 30g씩 호두를 먹은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14% 줄었으며, 기대 수명은 1.3년 증가했다.

이들 뉴스에 인용된 연구들을 요약하면 챙겨 먹어야 할 것은 채소, 과일, 견과류, 생선, 식물성 기름, 콩, 유제품 등이다. 채소와 과일은 워낙 종류가 많으니 편식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일과 채소는 각각 하루에 5종씩 먹는 것이 권장된다.

반면 섭취를 줄이거나 피해야 할 음식은 가공육, 정제된 곡물, 육류, 소금, 설탕 등이다. 이들 식품이 심혈관 질환 위험, 사망 위험 등을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여러 연구들이 의학저널에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길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이 있다. 도(道)는 가까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먼 곳에서 이를 찾으려 한다는 맹자의 말씀에서 나왔다고 한다. 도가 가까이 있듯이 건강한 식단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럼에도 건강한 식단을 실천하려 하지 않고, 몸에 좋다고 하는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찾아 먼 곳을 헤매는 현대인이 너무 많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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