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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20주년에 미중 정상 통화,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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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미국에서 감행한 동시 다발 공격인 9·11 테러가 11일로 20주년을 맞았다. 납치한 비행기로 경제·군사 대국을 상징하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워싱턴 펜타곤 등에 충돌하는 상상을 넘어선 테러 방식과 3,000명에 가까운 희생은 물론 이 광경이 생중계되면서 불러온 충격이 지금도 생생하다. 세계 현대사가 9·11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분석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큼 엄청난 사건이었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알 카에다를 비호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해 정권을 전복했고 이후 10년에 걸친 추적 끝에 알 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도 암살했다. 하지만 그로써 매듭지어질 줄 알았던 테러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국제 테러 조직은 위축되기는커녕 미 국무부 기준으로만 그사이 2배 이상 늘었다. 9·11 같은 사건이 재발하진 않았지만 중동은 이슬람국가(IS)라는 극단주의 세력에 치를 떨어야 했고 세계 곳곳에서 자생 테러가 증가했다.
최근 미국의 아프간 철군도 중동발 테러 위험을 부추긴다. 탈레반은 알 카에다 등 과격 테러조직과 정체성이 다르지만 이 지역에서 혼돈이 이어진다면 그런 세력이 뿌리 내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아프간 엑소더스 상황에서 벌어진 IS의 카불 공항 테러가 비극의 서막일 수 있다. 아프간 불안정을 우려하는 미국에서는 테러에서 덜 안전해졌다는 여론이 10년 전에 비해 15%포인트나 늘었다.
다시 9·11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국제사회가 테러 근절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중이 체제 대결에 몰두할 게 아니라 10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통화에서 공감한 것처럼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국제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 공조가 무력에 의존한 테러 감시와 예방에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종교나 민족을 이유로 한 부당한 차별, 자국 이익을 앞세운 강대국의 약소국 착취가 결국 극단주의 세력의 토양이라는 9·11의 뼈아픈 교훈을 새삼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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