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더 이상 1등 아니다”… 쾌재 부르는 중국 [9·11테러 20년, 그 후]

입력
2021.09.10 16:33
美, 잘못된 신념으로 두 개의 전쟁 개입?
'중국 위협론'으로 정책 실패 외면 급급
9·11 이후 8조달러 부담에 디폴트 위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육군 제275 레인저 연대 소속 대원이 9·11 테러 20주년을 이틀 앞둔 9일 뉴욕 맨해튼의 9·11 추모박물관을 방문해 아프간전 당시 사용했던 성조기를 펼쳐 들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영광은 사라지고 꿈은 깨졌다.”

샤오허 중국사회과학원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



9ㆍ11테러 20년을 앞둔 중국은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만년 1위’를 구가할 것으로 보였던 미국의 절대 우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미국의 영향력 쇠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장면이다. 중국이 아픈 구석을 찔러가며 ‘미국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①두 개의 전쟁, 잘못된 신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바드리 313 특수부대원들이 6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버리고 떠난 수도 카불 북부지역의 기지를 지키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중국은 9ㆍ11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두 개의 전쟁’을 치르는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상황을 그르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20년이라는 가장 오랜 기간 전쟁에 발목이 잡혔던 아프간 군사개입은 “미국 정치의 고질적 실패의 전형”이라고 깎아내렸다. 그사이 중국이 급부상하고 단극이 아닌 다극질서로 글로벌 정세가 바뀌었지만 애써 외면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10일 “미국인들은 세계 1위라는 DNA를 자신들의 일부로 믿어왔다”며 “두 개의 전쟁에서 참패하고 나서야 미국의 힘이 무한하지 않고 원하는 것이라도 무엇이든 할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했다”고 비판했다. 샤오허 연구원은 “미국은 9ㆍ11테러 직후 반짝 단합했지만 민족과 인종, 종교 간 불신과 공포를 부추기며 분열돼 외부 세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데 급급했다”면서 “이후 20년이 지나 이제는 중국의 위협을 부각시켜 미국 내부 갈등과 이견을 봉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②과잉 의욕이 초래한 부채 위기

그래픽=김대훈기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의회에 서한을 보내 “10월까지 연방정부 부채 상한을 조정하지 않으면 국채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두 개의 전쟁을 벌여 부채 위기를 자초했다”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또 “미국의 내년 부채가 2019년 대비 40% 증가할 것”이라면서 우려를 부채질하는 구체적 수치도 제시했다. 중국은 최근 4개월 연속 미 채권 보유량을 줄이며 리스크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도한 해외 군사개입의 후유증과 회복이 불투명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겹친 미국이야말로 코로나 이후 전 세계에 심각한 위험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 1일 미 브라운대 왓슨연구소 ‘전쟁비용 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9ㆍ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미국이 해외군사활동에 직간접적으로 투입한 비용은 5조8,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여기에 향후 30년간 참전군인 치료비용(2조2,000억 달러)까지 합하면 8조 달러(약 9,348조 원)에 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을 109%로 추산했다.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 106%를 기록한 이후 부채가 GDP를 넘어선 건 처음이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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