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잔당, 어디서 뭘 하나... "탈레반과 분명 손잡을 것" [9·11 테러 20년, 그 후]

입력
2021.09.11 06:00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를 일으킨 주범 오사마 빈 라덴.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리더였던 빈 라덴은 2011년 미군에 의해 살해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수괴는 사살됐다. 구심점을 잃은 조직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럼에도 세계가 평화를 되찾는 데에는 여전히 위협 요소다. 2001년 9·11 테러를 저지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 얘기다.

미국이 ‘테러 응징’을 내세워 침공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을 빼자, 이를 계기로 10년 전부터 급속히 힘을 상실한 알카에다가 조직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더해 이슬람국가(IS), 보코하람 등 다른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의 난립으로 우려는 더 증폭되고 있다.

알카에다는 한때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춘 듯 보였다. 미국의 서슬 퍼런 ‘테러와의 전쟁’에 그들은 줄행랑을 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되며 조직은 지도자를 잃었다. 뒤이어 미군은 2016년 알카에다 2인자였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도 사살했다. 3년 후부터는 고위 사령관 7명도 잇따라 제거됐다. 사실상 조직 붕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알카에다 잔당은 지금도 곳곳에서 암약 중이다. 현재 조직을 이끄는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소재지는 불분명한데, 유엔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아프간과 파키스탄 접경 지역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너무 허약해져서 선전물에도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의 보도대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알카에다의 부활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특히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통치하게 되면서, 20년 전 가까운 관계였던 두 조직이 손을 잡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실제로 알카에다는 지난달 17일 탈레반을 “형제들”이라고 지칭하면서, 아프간 재점령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에는 탈레반에 ‘충성 맹세’를 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대행은 7일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재건될 게 확실하다”고 경고했다. 탈레반이 알카에다에 은신처를 분명히 제공할 것이며, 이를 통해 알카에다는 다시 역량을 키워 미국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알카에다는 현재 아프리카와 시리아, 그리고 아프간 15개 주(州)에서 활동 중이며, 탈레반과도 여전히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게 유엔 모니터링팀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극단주의 노선을 걷는 ‘풀뿌리 테러리스트’와 결합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외교협회는 이슬람 원리주의 이념을 공유하는 ‘살라피 지하드 전사’의 인원이 9ㆍ11 당시보다 4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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