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외국인 200여명 출국… 美 철군 이후 처음

입력
2021.09.09 23:41
수정
2021.09.0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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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완전 철수 이후 열흘 만에 대규모 출국
카타르 민항기 이용… "美·탈레반 합의한 듯"

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국내선 여객기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국내선 여객기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 발이 묶여 있던 미국인 등 해외 국적자 200여 명이 9일(현지시간) 민항기를 이용해 아프간을 떠났다. 미군이 지난달 30일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한 지 열흘 만에 처음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에 체류 중이던 외국인들을 태운 카타르항공사 여객기는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이륙해 카타르 도하로 향했다. 미 철군 이후 국제선 민항기가 출국한 것 또한 처음이다.

여객기엔 미국인을 비롯해 미국 영주권자, 독일인, 헝가리인, 캐나다인 등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는 미국 시민권자 일가족 6명도 포함됐다. AP는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탈레반 고위 관리 2명이 출국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아프간을 재점령한 탈레반은 카불 공항 운영을 위해 카타르와 터키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 아직 완전히 정상화된 건 아니지만, 숙련된 공항 직원 일부도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트락 빈마데드 알카타니 아프간 주재 카타르 특사는 “또 다른 민항기가 10일에도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예정”이라며 “아직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아프간에서 생활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AP는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출국한 것은 미국 관료들이 탈레반과 합의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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