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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北 열병식 주목… “코로나·경제난 달래기 내수용” 분석

입력
2021.09.09 19:30
수정
2021.09.0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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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미사일 군사력 과시 않고, 방역 성과 홍보 집중
"인민 고통 달래기" 분석… 김정은 외모 변화에도 주목


북한 정권 수립 73주년 기념일을 맞아 9시 0시에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주황색 방역복을 입은, 이른바 '코로나19 방역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 정권 수립 73주년 기념일을 맞아 9시 0시에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주황색 방역복을 입은, 이른바 '코로나19 방역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을 맞아 9일 0시에 개최한 열병식에 해외 주요 언론도 주목했다. 군사력을 과시하던 신형 미사일 대신 주황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부대가 행진하는 광경이 과거 행사와는 사뭇 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다독이기 위한 ‘내수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영국 BBC방송은 “북한 열병식은 국제사회 제재에 맞서 새로운 군 장비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외부에 보여주는 역할도 하지만, 대체로 열병식을 지켜보는 인민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정권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역부대가 열병식에 등장한 것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민에게 보여주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BBC는 북한이 12개월 사이 열병식을 세 차례나 열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백신이 없는 나라에서 마스크를 안 쓴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건 위험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떤 이유에서든 그 위험을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CNN방송도 방역부대를 비중 있게 다뤘다. 방송은 “악명 높은 은둔 국가인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고자 지난해부터 외부와 관계를 거의 단절했다”며 “아직까지는 이 방식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려고 했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선보였던 북한이 이번엔 등장시키지 않은 점을 부각했다. 또 북한이 비상방역종대와 보건종대를 소개한 방식을 자세히 전하면서 “북한은 코로나19를 국가 생존 문제로 본다”고 분석했다.

AP통신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북한 국영매체 보도를 보면 이번 열병식은 미국에 군사력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내 시청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유로 북한의 경제난을 꼽았다. 아울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모 변화에도 주목하면서 “연초보다 눈에 띄게 날씬해졌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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