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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연설도, 신무기도 없었던 北 '심야 열병식'

입력
2021.09.09 11:58
수정
2021.09.0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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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연단에만 등장... 규모 대폭 촉소

올해 1월 열린 북한 8차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 장면.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올해 1월 열린 북한 8차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 장면.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9일 정권 수립일 73주년을 맞아 군 열병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의 연설도 없었고, 최신 무기도 공개하지 않는 등 규모가 대폭 쪼그라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수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며 “9월 9일 0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동지께서 열병광장 주석단에 나오셨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심야 열병식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일과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 이어 세 번째이지만, 이번에는 여러모로 분위기가 달랐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내고도 연설은 하지 않았다. 대신 리일환 당비서가 연단에 올라 “오늘의 장엄한 열병식은 공화국의 아들딸들이 사랑하는 어머니 조국에 드리는 가장 숭고한 경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력자강의 원칙에서 모든 것을 우리 힘으로, 우리 식대로 해결해 나가고, 나라의 방위력을 끊임없이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월 당대회 기념 열병식때에도 연설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열병식 때에는 “사랑하는 남녘 동포”를 언급하며 직접 대남 메시지를 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미안하고 고맙다”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참여 부대 역시 노농적위군(예비군)과 사회안전군(경찰)이 주축이 돼 격이 크게 낮아졌고, 사열도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했다. 학생 군사조직인 붉은청년근위대도 모습을 보여 민생을 관장하는 ‘비정규군’을 점검하는 차원에 그쳤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한미를 겨냥한 최신 전략무기에 대한 언급도 없어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오토바이와 트랙터 등을 갖춘 노동적위대의 기계화종대들만 눈에 띄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체제 결속을 다지고, 대외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로 열병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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