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직 던져 '배수진' 친 이유가 이재명이 불안해서?

입력
2021.09.09 13:30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낙연 전 대표
"잘못된 선택 않도록...역사적 책임으로 배수진"
"지도자는 존경과 신뢰받고, 부끄러움 없어야"
"종로구민께 죄송...평상 자세로는 만만치 않아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8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광주=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해 "높은 지지를 받고 계시는 분들이 좀 불안하다. 그분들의 정책이나 살아온 궤적이 걱정스러웠다"며 의원직 사퇴 선언 이유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도자는 존경과 신뢰를 받을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좀 걱정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이 어디에 서 있는가, 잘못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잘못된 선택의 여지가 생겨서는 안 되겠다. 저라도 모든 것을 던져서 잘못되지 않도록 해야 할 역사적인 책임이 있다는 판단에서 배수의 진을 치게 된 것이고, 그만큼 절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대통령이 됐고, 노무현 대통령은 모멸과 좌절에도 지역주의 장벽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그런 가치가 이번에 지켜지고 있는가, 걱정스러웠다"고 강조했다.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민에게는 사과했다. 그는 "저를 4년 임기의 21대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셨고, 60% 가까운 높은 지지를 보내주신 종로구민들께는 참으로 죄인 된 심정"이라며 "제가 꽤 오랜 기간 고심했던 이유도 바로 종로구민들에 대한 저의 의무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 성공적인 다음 정부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 때문"이라며 "평상적인 저의 자세로는 만만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원직 사퇴가 충청권 지역순회 경선에서 패한 직후인 6일쯤 어느 정도 마음을 굳혔던 점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월요일(6일) 기자회견 내용 중에 '비장한 각오로 정권재창출에 임하겠다'라고 했는데 그 어느 기자도 그 비장한 각오가 무엇인지 묻지 않더라"며 "그래놓고 하루 지난 뒤에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니까 전격, 돌연, 이렇게 (표현)하더라"며 웃었다.


이재명 지사직 유지에 "너도 이래라 하고 싶지 않아...각자 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낙연(왼쪽)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7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 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뉴스1

의원직 사퇴를 밝힐 당시 목이 메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가 대학 시절에 많이 굶어, 영양실조 상태에 빠져서 아주 절망적으로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초반에 캠프 참모진들이 의원직 사퇴를 만류한 이유에 대해선 "사퇴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올겨울, 내년에는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걱정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역구가 정치 1번지로 상징성이 큰 곳을 내려놓는 건 경솔한 결정 아니냐'며 우려를 표한 점에 대해선 "동료와 지독한 고민을 했을 것 아니겠나. 그러면 그에 대한 이해나 연민이 선행되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며 경선에 임하는 것에 대해선 "너도 이래라 그런 식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며 "각자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역전 가능성을 두고는 "200만 명의 선거인단이 아직 기다리고 계시니 한번 기다려 봐야겠다"며 "민주당이 중요시했던 가치에 걸맞은 부끄럽지 않은 후보를 꼭 내주시길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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