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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눈 밖에 날라” 日 차기 총리 주자들 보수 색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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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일본 총리를 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유력 정치인들이 왕위 계승이나 원전 등 주요 이슈에서 보수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당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6명)에 영향력이 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다 ‘아베 괴뢰 정권’이 계속될까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9일 요미우리신문은 왕위 계승이나 원자력 정책 등에서 자민당 보수파와 다른 입장이던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이 기존 입장을 “‘톤다운’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노 장관은 2016년 10월 블로그에서 "남계(男系), 여계(女系)에 관계없이 왕실 유지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 있다. 하지만 그는 8일 보수계 의원 67명이 소속된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 대표인 아오야마 시게하루 참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오해가 없도록 전하고 싶다. 나는 여계 천황(일왕) 용인론자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노 장관은 이날 아베 전 총리와도 면담하고 비슷한 견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 정책도 이전보다 입장을 후퇴했다. “원전은 머지않아 없어져 갈 것”이라며 ‘탈 원전’ 소신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가동 중단된 원전의 재가동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은 ‘온건 보수’로 알려져 있지만 왕위 계승에 대해선 “남계 천황의 모습을 유지해 온 역사의 무게를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고, 8일 기자회견에서 가동 중지 원전의 재가동을 계속 진행시킬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경제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회견에선 “고이즈미 개혁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을 전환하고 격차 시정을 목표로 한다”며 아베 정권이 중시한 규제개혁 노선을 재검토하는 것도 언급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아베 전 총리가 ‘3개의 화살’로 명명한 △대담한 금융정책 △기동적인 재정정책 △성장전략도 제시했다. 이에 ‘아베 노선을 계승하냐’는 질문이 나오자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아베의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재조사에 대해서도 “안 한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들이 기존 견해를 바꾸면서까지 아베 전 총리의 눈치를 보는 것은 의원 투표가 대부분인 결선투표를 감안해서다. 아베의 영향력이 큰 호소다파와 아베와 '정치적 맹우'인 아소 다로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를 합하면 전체 의원의 절반이 된다. 보수파의 눈 밖에 나면 자칫 당원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고도 결선투표에서 역전 당한 2012년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이 와중에 아베 전 총리는 ‘보수 중에서도 가장 오른쪽’으로 평가 받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을 지원하면서 우익 색채를 노골화하고 온건파에 불안감을 조장했다.
스가 총리의 갑작스러운 불출마로 후보가 난립하면서 자민당이 ‘아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 얼굴을 맞이할 가능성이 생겼지만, 한편으론 이들 모두 아베의 눈치를 보게 된 셈이다. 이시바파의 한 간부는 “아베의 괴뢰 정치가 계속되는 것인가”라며 우려를 표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니카이파의 다선 의원은 “아베인가 반아베인가. 총재 선거를 하루빨리 이 구도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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