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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법 사회적 합의 모색을" 여야 의원·언론단체 머리 맞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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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은 법 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럴수록 시간에 쫓겨 서두를 필요가 없다."(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언론중재법 개정안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가짜뉴스 피해 구제 방안까지 모두 열어놓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를 위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꾸린 '8인 협의체'가 삐걱대는 가운데 여야 일각에서 신중론이 터져 나왔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표현의 자유와 미디어 피해 구제 강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 모색' 긴급토론회 자리에서다. 이번 토론회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여야 의원과 언론현업단체가 함께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민주당의 오기형·이용우·정필모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이은주·장혜영 의원,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조·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PD연합회가 공동 주최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의 사회와 발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머리를 맞댄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고 해당 법안뿐 아니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신문법, 지역신문발전법 등 언론개혁 법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필모 의원은 개인 의견이라는 전제하에 "언론중재법 개정안만 떼놓고 봤을 땐 악용 소지가 있는 것도 분명하기에 숙의 과정을 더 거쳐야 한다는 요구는 수용할 수 있다"며 "언론중재법뿐 아니라 언론개혁 관련 입법을 패키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우선 "이견을 존중하고 토론하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이 21대 국회에서 제대로 지켜졌느냐"며 "민주당이 지난 7월 법사위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몇 시간 새 뚝딱뚝딱 고치는 걸 보면서 이 법이 문제가 있다는 걸 시민들도 다 느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법안의 징벌적 성격을 최소화하고 시민의 언론 피해 구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 폐기와 함께 언론중재위원회 차원의 손해배상 산정 가감표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과 대법원의 언론 관련 불법행위 처리 기준과 손해배상액 산정 연구관을 운영하는 안을 현실적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협의체에서 배제된 정의당은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국회 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 오픈넷의 손지원 변호사는 이날 토론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입법 취지를 짚으면서 입법 목적을 거스른 "누더기 법안이자 법기술적으로도 해괴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손 변호사는 "2016년 법원은 명예훼손에 따른 인격권 침해의 경우 5,000만 원에서 2억 원까지 물리는 위자료 산정 기준을 발표했는데 교통사고 사망 위자료 1억 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액수"라며 "피해 구제 강화가 입법 목적이라면 법원과 함께 손해배상액을 현실화할 내부 준칙을 수립하는 등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것으로 가능한데 굳이 새 제도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짜뉴스 퇴출을 통한 언론개혁이 입법 명분이라면 "금지 일변도 규제로는 저질 저널리즘을 규제할 수 없다"며 "결국 허위 보도로 주장되고 소송이 제기돼 위축되는 보도는 악의적 허위 보도가 아니라 일반적이고 흔한 언론 활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업 언론인 대표로 참석한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미국과 영국 등 많은 국가에서 가짜뉴스 폐해가 극심하지만 법으로 이를 규제하고, 처벌하려고 하진 않는다"며 "이들 국가는 가짜뉴스에 대한 노출을 통제하면서 팩트체크를 강화하고, 언론사를 지원해 좋은 저널리즘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할 일은 법으로 가짜뉴스를 때려잡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언론계 스스로 할 수 있게 이끌어 줘야 한다"며 "악의적 허위 보도를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내부에서 불이익을 주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적 장치를 만드는 노력을 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언론현업단체들은 협의체와 별도로 학계와 법조계·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회적 합의기구 '언론과 표현의 자유 위원회'를 통해 최소 6개월의 시간을 두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규제 체계 전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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