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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기적'을 바라는 '보이스'…올해 추석 극장가 분위기

입력
2021.09.10 08:42

작년과 달라진 관객 인식, 극장가 대목 흥행 효과 낳을까
블록버스터 없지만 탄탄한 장르의 기대작 출격

길어지는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된 두 번째 추석 대목이 찾아왔다. 마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대적할 국내 영화는 '기적'과 '보이스'다. 대형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은 아니지만 고유의 강점을 내세우면서 가족 위주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일찍이 개봉한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도 극장가를 채우고 있다.

추석 극장가 라인업.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틸컷

추석 극장가 라인업.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틸컷

가장 먼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이 추석 라인업에 뛰어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샹치'는 개봉 첫날인 지난 1일 13만 7,992명의 관객을 동원, '모가디슈'의 오프닝 스코어 12만 6,672명과 '인질' 오프닝 스코어 9만 7,344명의 첫날 관객수를 모두 넘어섰다. 9일 기준 누적관객수는 89만 1,632명으로 주말 내 100만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히어로 샹치의 탄생과 베일에 싸여 있던 전설적인 조직 텐 링즈의 실체를 다루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블 첫 아시안 히어로물이라는 점에서 국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넷플릭스 '김씨네 편의점'으로 이름을 알린 시무 리우와 양조위 양자경 아콰피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만큼 풍성한 볼거리도 강점이다.

극장가 추석 라인업. 영화 '기적', '보이스' 포스터

극장가 추석 라인업. 영화 '기적', '보이스' 포스터

'샹치'에 대적할 국내 영화로는 '기적'과 '보이스'가 출격한다. 두 작품 모두 오는 17일 추석연휴를 앞둔 15일, 동시 개봉한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이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박정민과 임윤아라는 흥행 보증수표가 추석 극장가에 힘을 싣는다.

변요한 김무열 주연의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물이다.

지난해 추석 극장가, 아쉬운 성적표에 '울상'

지난해 추석 극장가는 관객들 대신 업계 관계자들의 긴 한숨이 이어졌다. 9월 전체 관객 수는 약 299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 1,174만 명이 줄어든 수치였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9월 전체 관객 수 최저치를 기록, 전년 대비 1조 이상 매출액 감소를 봐야 했다. 이후 추석 연휴 내 가족 단위 관객을 노린 '담보'와 '국제수사'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의 개봉으로 10월, 356만 명을 기록했다. 당시 많은 영화 팬들의 기대작이었던 '테넷'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다가올 추석, 신작들을 가득 채운 극장가의 관객 유치를 두고 많은 이들의 염원이 모이는 중이다. 특히 올해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본지에 "'지난해보다 관객들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코로나19 속 극장가의 철저한 방역으로 (관객들의) 감염에 대한 우려가 적어졌다. 극장 내 코로나19 추가 감염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적'·'보이스' 손익분기점은 약 180만 명

최근 '모가디슈' '인질' '싱크홀'의 관객 몰이로 인해 극장가는 코로나19 시국 속 변환점에 놓였다. 지난 8월 790만 명의 관객을 모았고 악조건 속에서 가치 있는 성적을 받았다. '모가디슈'와 '싱크홀'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면서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다.

'기적'과 '보이스', 두 작품 모두 화려한 스케일보다는 탄탄한 스토리와 명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적' 손익분기점은 180만 명, '보이스'의 손익분기점은 179만 명이다. 내부적으로 블록버스터 규모의 한국영화가 개봉을 미루면서 중예산 이하의 작품들이 선전할 수 있는 발판이 생겼다는 평가도 있다. 추석 라인업에 합류한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하반기 신작들의 개봉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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