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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수립일' 앞두고 축제 분위기 끌어올리는 北... 이번에도 '심야 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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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정권수립일(9ㆍ9절)을 앞둔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각국 정상들의 축하 메시지와 여러 단체의 행사 소식을 전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73주년이라 북한이 크게 기념하는 정주년(5ㆍ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도 아닌 데다, 심각한 경제난을 감안하면 이례적 자축 행보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심야 열병식’에 앞선 관심 고조 차원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무력 시위는 물론 미국에 보내는 압박 메시지다.
노동신문은 8일 1면에 우호국 정상들 및 외교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에게 보낸 축전을 게재했다. 시리아, 파키스탄, 라오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9ㆍ9절 축하 메시지와 꽃바구니를 전해왔다는 내용이다.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등 당 외곽단체의 경축 공연과 해외에서 진행된 토론회 등의 각종 행사 소식도 빼곡히 실렸다. 김정은 정권의 외교력과 국가 위상을 과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올해 9ㆍ9절은 정주년은 아니지만 북한이 지난달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에 반발해 군사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터라 지켜 볼 필요가 있다. 내부적으로도 감염병과 수해 등에 따른 식량 위기의 결과로 해이해진 주민들의 사상을 다잡기에 이만한 계기가 없다. 그래서 열병식 같은 대규모 퍼포먼스를 지렛대 삼아 한미에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한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열병식이 야간에 열린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심야 열병식을 통해 극적 효과를 연출할 수도 있다.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달 말부터 북한군의 열병식 연습장소인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 많은 인원이 대열을 갖춰 행진하는 장면이 인공위성 사진에 찍혔고, 얼마 전 평양 상공에서는 야간 비행을 하는 전투기 모습도 포착됐다. 한미도 북한의 열병식 개최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동향을 긴밀하게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전날 주한미군 정찰기 RC-12X(가드레일) 3대를 최전방 일대로 출격시켜 대북정찰 비행에 나서는 등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영변 핵시설 재가동 정황에서 보듯, 북한은 대미 압박수단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간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은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이는 등 적극적 방식을 통해 북미관계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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