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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청구서’ 내민 英… 공약 깨고 58조원 증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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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마침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구서’를 내밀었다. “세금 인상은 없다”던 총선 공약까지 깨면서 대규모 증세안을 발표한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심화된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사회보장제도 확대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7일(현지시간) 새로운 보건·사회복지세 도입을 골자로 한 세제 개혁안을 내놨다. 2022년 4월부터 영국 내 고용주와 노동자가 내는 국민보험 부담금을 1.25%포인트 인상하고, 2023년 4월부터는 국민보험 부담금을 원상복구하되 같은 비율로 보건·사회복지 부담금을 별도 신설하는 방안이다. 새 부담금은 국민보험 부담금을 면제받았던 고령노동자들도 내야 한다.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소득세율도 1.25%포인트 인상될 방침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월 소득세 및 법인세 인상으로 2025~2026년 조세부담률이 국민총생산(GDP) 대비 35%까지 증가했다”며 “이번 증세가 더해지면 그 비율이 35.5%까지 오르게 되는데, 이는 1950년 이후 7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정부는 3년간 총 360억 파운드(약 57조8,100억 원)에 달하는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늘어난 재원은 코로나19로 한계에 다다른 의료 시스템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NHS 잉글랜드에 250억 파운드(40조1,470억 원)를 배정하고, 자치정부(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의료 서비스에도 50억 파운드(8조300억 원)를 할당한다. 존슨 총리는 지금보다 환자 수용 능력을 10% 늘리고 진료·검사·수술도 900만 건 더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에선 코로나19 탓에 일반 환자 치료가 수백만 건 이상 밀려 있는 상황이다.
증세안이 실현되려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영국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집권당인 보수당은 “소득세와 국민보험 부담금 등을 인상하지 않겠다던 공약을 파기했다”며 비판했고, 야당인 노동당은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정면돌파할 태세다. 존슨 총리는 “지난 정부들은 수십 년간 증세 문제를 회피해 왔지만, NHS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후유증을 해결할 수 없다”며 “계속 빚을 내 비용을 대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증세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도 “사회복지 비용 추가 지출은 차입보다는 세금으로 충당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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