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통합 저항전'… 소수민족·시민군 움직인다

입력
2021.09.08 17:00

소수민족 반군 2곳, 전쟁 동참 선언?
시민군, 마궤·만달레이서 무장투쟁?
검문 늘린 군부, 병력이동 정황 포착

미얀마의 소수민족 반군인 카친독립군이 작전을 전개하는 모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미얀마의 소수민족 반군인 카친독립군이 작전을 전개하는 모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미얀마 민주진영을 대표하는 국민통합정부(NUG)의 선전포고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부 소수민족 반군이 NUG의 봉기에 동참을 선언했으며, 몇몇 시민군도 무장투쟁의 수위를 끌어올리며 발을 맞췄다. 남은 반군과 시민군들까지 모두 힘을 보탤 경우, NUG의 최종 목표인 '반군부 무장세력 통합 저항전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8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소수민족 카친독립군(KIA)과 카렌니인민방위군(KPDF)이 전날 군부를 향한 NUG의 선전포고에 동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콜 냐 부 KIA 대변인은 "NUG의 무장 투쟁 요청을 환영한다"고 밝혔으며, KPDF의 쿠 다니엘 장관도 "모든 무장세력이 NUG 작전에 동참해야 쿠데타를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군의 맞형 격인 카렌민족해방군(KNLA)은 말 대신 행동으로 동조했다. KNLA는 선전포고 직후 타닌타리주 차웅 지역에서 두 차례 정부군을 공격해 3명의 병력에 부상을 입혔다.

시민군 진영도 꿈틀대고 있다. 마궤주 시민군은 전날 지역 내 정부군 초소와 송전탑 등 5곳에 기습 공격을 가했다. 사가잉 시민군 역시 깔레시 경찰서에 수류탄 공격을 감행했다. 두 지역 시민군은 선전포고 직전인 5일 동맹을 맺고 정부군에 공동 무력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외에도 만달레이 시민군도 군경 검문소를 기습했으며, 같은 지역 여성들은 NUG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들고 거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NUG 저항전의 성공 여부는 친ㆍ샨ㆍ바고 등에서 활동 중인 나머지 반군과 시민군의 합류와 작전 시기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양곤의 한 정치분석가는 "NUG 통합 저항전이 강력한 출발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NUG에 대한 신뢰와 지지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계 미국인 미에미 윈 버드 전 중령은 "(통합 저항전 시작 시점에 대한) 정보가 군부에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약자가 강자에 대항할 땐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할 때 공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군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우선 주요 도시 검문소에 병력을 충원한 뒤 이동하는 모든 시민에 대한 검문과 수색을 강화했다. 이어 각 지역 병력 집결지로 중화기 등을 계속 충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전날 양곤 등 대도시 인근에선 군 기지로 향하는 헬리콥터와 군 수송기 등이 수차례 목격됐다. NUG 활동에 대한 직접 타격도 들어갔다. 주요 NUG 관계자들이 활동 중인 태국의 경찰에 협조를 요청, 이들에 대한 체포와 강제추방을 요구한 것이다.


7일 미얀마 양곤의 신규 군경 병력이 검문소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7일 미얀마 양곤의 신규 군경 병력이 검문소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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