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문 핵심' 전재수 안았다... "비주류 약점 메울 사람"

입력
2021.09.07 17:40
수정
2021.09.08 05: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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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문재인 도운 부산 재선의원
"이재명, 盧·文 가치 실현할 사람"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명 경기지사가 7일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부산 북강서갑)을 대선캠프에 영입했다. 충청 경선 압승 분위기를 계속 몰아치겠다는 뜻이다.

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할 사람"이라며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로 후보 단일화를 하기 전까지 이광재 의원을 도왔고, 최근 두 달간 중립을 지켜 왔다.

전 의원의 전격 합류로 이 지사가 기대하는 효과는 두 가지다. ①'대세론'을 공고히 하고 ②친문계와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비주류 이재명 약점 메울 사람" 영입 공들인 이유

이 지사 측은 그간 전 의원 영입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이 지사 본인이 수차례 전 의원을 만났고, 박홍근 의원 등 이 지사 측근 의원들도 가교 역할을 했다.

전 의원은 친문 핵심이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2017년 대선 때는 문 대통령 대선캠프 특보단장을 맡아 당선을 도왔고, 친문 핵심 의원들이 꾸린 '부엉이 모임'에서도 활동했다. '민주당 비주류'인 이 지사와 달리 당내 주류의 길만 걸어온 셈이다.

전 의원은 지난 7월 이광재 의원의 대선후보 경선 철수 이후 중립 지대에 머물러왔다. 정 전 총리의 대변인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얘기가 한때 오르내렸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전 의원은 "(정 전 총리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와 정치적 신의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 후보 단일화 후 두 달간 특정 대선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며 "그 사이 이 지사를 몇 차례 만나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 지사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영남 경선에도 청신호... 전재수 "원팀 되는 데 역할"

이 지사 측은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반겼다. 이 지사 대선캠프의 한 의원은 "정중동 행보를 해온 전 의원의 가세는 그 자체로 '이 지사가 대세'란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부산지역 민주당 의원 중 이 지사 쪽에 선 것은 전 의원이 처음으로, 이달 11일 열리는 대구·경북 경선과 다음 달 2일 부산·울산·경남 경선의 호재가 될 것으로 이 지사 측은 기대한다.

'친문 끌어안기'는 대선 본선에 대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 지사에겐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이후 경쟁자들의 지지층과 유기적 화합을 이뤄내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힌다. 내년 대선이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초접전 승부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이 지사가 민주당 지지층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전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한 친문계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전 의원은 "제가 무엇보다 중점을 둘 게 그 부분"이라며 "하나 된 힘으로 대선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 캠프는 최근 몸집을 급속도로 불리고 있다. 강성 친문 성향의 박주민, 이재정 의원과 이낙연 당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을 지낸 강선우 의원, 중립으로 분류됐던 이탄희 의원 등이 잇따라 이 지사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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