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39도 넘어도 입원 못 하는 일본... ‘자택요양 중 사망’ 계속

입력
2021.09.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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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감염은 1만 명 아래로

지난달 29일 도쿄도 시부야에 마련된 2030 청년층을 위한 백신접종센터에 이른 아침부터 백신을 접종하려는 젊은이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도쿄도는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아무 때나 와서 맞을 수 있다고 선전했지만 인파가 몰리자 추첨제로 변경했다. 도쿄=EPA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도쿄도 시부야에 마련된 2030 청년층을 위한 백신접종센터에 이른 아침부터 백신을 접종하려는 젊은이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도쿄도는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아무 때나 와서 맞을 수 있다고 선전했지만 인파가 몰리자 추첨제로 변경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 나고야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자택 요양을 하던 30대 남성이 지난 5일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지난 3일부터 연락이 안 돼 직장 상사가 방문했더니 이미 숨져 있었던 것이다. 6일 나고야시에 따르면 이 사망자는 지난달 29일 확진됐을 당시 39도대 발열이 있었지만 ‘경증’으로 분류돼 자택 요양을 해왔다. 혼자 살고 있어 긴급한 상황에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사상 최대인 2만5,868명에 달했던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 남성처럼 자택 요양 중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사망하는 일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병상 부족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13만 명이 넘는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거나 숙박요양시설에 입소하지 못하고 자택 요양 중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신규 감염자, 한 달 만에 처음으로 1만 명 밑돌아

7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8,234명으로 8월 2일 이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 명을 밑돌았다. 같은 날 도쿄도 확진자 수도 968명으로 낮아져, 7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000명 미만이었다. 일반적으로 월요일에 발표하는 감염자 수는 주말 영향으로 적지만, 이날뿐 아니라 최근 1주일 동안 감염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최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는 인파 감소 등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신주쿠, 신바시, 이케부쿠로 등 주요 번화가의 음식점은 오히려 전보다 더 늘어난 60% 정도가 영업시간 단축 요청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보다는 꾸준한 백신 접종으로 인구 대비 접종 완료율이 50%에 가까울 정도로 상승한 것 등이 감소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 추이. NHK 자료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 추이. NHK 자료

자택요양 13만 명... 증상 급격히 악화해 사망 계속돼

감염은 감소 추세지만 그동안 워낙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터라 자택 요양 중 사망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사이타마현에서는 지난달 17일 확진된 50대 남성이 자택 요양 중 사망했으나 방치돼 있다 이달 6일 뒤늦게 발견됐다. 이 남성은 확진 당시 39.8도의 열이 있었지만 호흡 곤란 등은 발생하지 않아 경증으로 분류됐다. 자택 요양자에겐 정기적으로 보건소가 건강 상태 체크 등을 위해 연락해야 하지만 보건소 실수로 의료 기록이 작성되지 않아 2주 동안 연락조차 하지 않고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3일에야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고 보건소 직원이 방문한 결과 숨진 채 발견됐다.

AKB4, 오다 유지 등 유명 가수의 음악을 작곡했던 음악프로듀서 에자키 마사루도 자택 요양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사망했다고 소속사가 6일 밝혔다. 에자키는 자신이 프로듀서를 맡아 함께 작업해 온 여성 힙합 유닛 hy4_4yh(하이퍼 요요)의 한 멤버가 지난달 21일 코로나19에 감염돼 자신도 검사를 받았다. 처음에는 음성이었으나 24일 다른 멤버의 감염이 발견된 후 다시 검사를 받았을 때 확진됐다. 보건소에서 경증으로 판단돼 자택 요양 중 상태가 악화돼 31일 저녁 숨졌다고 소속사는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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