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정부 비트코인 구매에…해외선 응원, 자국민은 "글쎄"

입력
2021.09.07 10:00
수정
2021.09.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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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법정통화화 앞두고 확보 나서
비트코인 30달러어치 전 국민에 지급 예정
국외서도 "비트코인 구매해서 연대"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산살바도르=로이터 연합뉴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산살바도르=로이터 연합뉴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공인하는 7일을 하루 앞두고 비트코인 확보에 나섰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엘살바도르 정부가 최초로 200비트코인을 구매했다"며 "앞으로 더 많이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트위터 캡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트위터 캡처

엘살바도르는 7일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면서, 정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전자지갑을 설치하는 전 국민에게 1인당 30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 비트코인은 사용을 유도할 목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 달러로 환전할 수 없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자국 통화가 없고 이미 미국 달러로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하는 부담이 적고, 경제의 4분의 1이 해외 송금에 의존하는 구조라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 된다고 보고 있다.



국내선 회의적... 해외에선 '구매 응원'


5일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비트코인 반대" 셔츠를 입고 있다. 산살바도르=로이터 연합뉴스

5일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비트코인 반대" 셔츠를 입고 있다. 산살바도르=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의 높은 인기에도 여론은 부정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월에 시행된 여론조사에서는 엘살바도르 국민의 4분의 3 이상이 공식통화로 인정하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이 매체는 "달러는 익숙한데 비트코인이 뭔지는 모른다"는 엘살바도르 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신용평가사 무디스, 피치 등도 돈 세탁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보수 야당인 국민공화연맹(ARENA)은 이날 부켈레 대통령의 비트코인 구매 자축을 두고 "엘살바도르 국민의 신음 속에 1,000만 달러가 국고에서 사라졌다"고 반응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당신들이 집권했을 때 훔친 것의 0.03%에 불과하며, 이 돈은 고스란히 엘살바도르인에게 돌아간다"고 응수했다.



비트코인 30달러어치 구매 운동을 홍보하는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 트위터 캡처

비트코인 30달러어치 구매 운동을 홍보하는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 트위터 캡처

정작 더 열광적인 것은 엘살바도르 국외의 비트코인 팬덤이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사서 엘살바도르를 응원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브라질 이용자들은 브라질 독립기념일이자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공식통화로 인정되는 7일에 맞춰 비트코인을 구매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구매 금액도 엘살바도르 국민에게 지급되는 30달러로 맞췄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대표 마이클 세일러는 "엘살바도르인과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에게 연대의 의미로 30달러씩 구매하기로 했다. 여러분도 동참할 건가"라고 이 운동을 홍보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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