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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독 됐나"... '충청 쇼크' 이낙연, 전략 손질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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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민심 풍향계’로 꼽히는 충청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더블 스코어’ 차이로 완패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충격이 상당한 듯하다. 이 전 대표는 경선 이튿날인 6일 대구ㆍ경북 균형발전 전략 기자회견,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언론 인터뷰 등 원래 예정된 일정을 줄줄이 취소했다. 대신 캠프 관계자들은 충청 경선 패인 및 대응책을 놓고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도 캠프도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경선 전략에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당초 이 전 대표 측은 ‘이재명 송곳 검증’과 ‘개혁성 강조’, 크게 두 가지 전략을 들고 경선에 임했다. 이 지사의 도덕성 논란을 전면에 내세워 본선 리스크를 부각하면서, 동시에 강성 친(親)문재인 당원이 원하는 검찰ㆍ언론개혁 등에 호응하며 당심(黨心)을 얻겠다는 노림수였다. 지난달 초 이 지사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 이후에도 이 전 대표 캠프가 ‘황교익 보은 인사’ ‘무료 변론’ 의혹 등을 꺼내며 파상공세를 편 것도 이런 판단에 기반한 것이다. 여기에 이 전 대표는 최근 연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및 언론중재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노골적으로 친문 세력에 구애하기도 했다. 그러나 4, 5일 열린 충청 경선에서 기록한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은 28.19%. 이 지사(54.72%) 절반 수준에 그쳤다. 친문 당원들이 이 지사에게 표를 몰아줬고, 이 전 대표의 구상은 처참한 실패로 끝난 셈이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이 전 대표 측의 검증 공세가 독이 됐다는 해석이 많다. 부동산 실정 등 정권 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 전 대표 측이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자 당원들 사이에서 “왜 내부 총질만 하느냐”는 ‘반(反)이낙연’ 기류가 커졌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내 경선에서 네거티브가 선을 넘으면 당원들이 공격한 쪽을 심판하는 경향이 있다”며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공격한 이인제 후보, 2017년 문재인 후보를 공격한 안희정ㆍ이재명 후보 등이 대표적”이라고 진단했다.
도덕성보다는 ‘불도저식’ 추진력과 성과를 강점으로 하는 이 지사의 특성상 네거티브가 유효타가 되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이 지사와 이미지가 겹치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아무리 의혹이 제기돼도 대세론을 유지했다”면서 “지지층이 이 전 대통령의 청렴함을 기대하고 지지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품격, 경륜 등이 강점인 이 전 대표에게도 네거티브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며 “이 전 대표의 강점을 부각하는 ‘포지티브’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 계승자’라는 구호만 반복하며, 비전과 정책을 통한 차별화를 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주요 캠프 인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 경선 전략을 숙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단 1차 선거인단(약 64만 명)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12일 1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와 최대한 격차를 좁힌 후 추석 이후 열리는 호남 경선(25~26일)에서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차 슈퍼위크 전에 반전 계기를 마련해야 하기에 검증 공세 카드를 버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캠프 좌장 격인 설훈 의원도 이날 향후 경선 전략과 관련해 “검증도 해야 되고 정책 대결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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