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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위기 ①고발사주 의혹, '공정'에 상처 ②홍준표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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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입문 70여 일 만에 최대 위기에 몰렸다. 자신이 검찰총장일 시절 검찰이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에 범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 기름 부은 듯 커지면서다.
윤 전 총장은 권력자의 부정부패를 봐주지 않는 '강골 검사'로 떴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밀려난 희생양 이미지도 강하다. 그런 윤 전 총장이 검찰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자체로 윤 전 총장은 상처를 입었다.
윤 전 총장은 6일 "여권과 정치 검사들의 공작"이라고 재차 반격했다. 그러나 난관을 단숨에 돌파할 묘수는 보이지 않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를 찾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1시간가량 비공개로 만났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고발 사주 의혹 관련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고, 이 대표는 "제가 궁금한 게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날 회동은 윤 전 총장 측이 2, 3일 전에 요청해 성사된 자리로, 배석자는 없었다. 인터넷매체 '뉴스버스'가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은 지난 2 일. 윤 전 총장이 곧바로 이 대표에 만남을 요청한 것은 그만큼 급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여권이) 프레임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니, 국민이 보고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권을 정치공작 배후로 거듭 지목했다.
연일 등판해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게임의 흐름을 좀처럼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의혹은 '공정과 상식'이라는 윤 전 총장 브랜드에 치명적이다. 부인이나 장모 등 측근이 아닌 본인이 의혹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나 당내 지지세가 탄탄하면 강력한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에 합류한 당 안팎 인사들은 많지만, 그는 국민의힘이나 정치권에 안전하게 뿌리 내리지 못했다. 지지율은 6월 29일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이후 내내 제자리걸음 중이다. 최근 들어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이 상승세를 타며 바짝 뒤쫓고 있다.
국민의힘 조기 입당으로 보수진영부터 결집시킨 뒤 중도로 확장한다는 게 윤 전 총장의 구상이었지만, 강성 보수층의 지지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윤 전 총장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는 6일 '뉴스버스 보도는 허위'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적극 반박했다. "뉴스버스가 핵심 증거로 제시한 고발장을 보면 '검사'가 작성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이다. 제3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공작설'에 거듭 힘을 실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이 반격할수록 의혹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는 것은 딜레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 정치적 부담"이라며 "'검언유착' 의혹은 1년 4개월이나 걸려 실체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느냐"고 답답해했다.
"윤 전 총장이 악재를 털어내고 본인의 경쟁력을 스스로 증명하면, 위기가 기회가 될 것"(영남지역 의원)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윤 전 총장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은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시작으로 조만간 본격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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