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미얀마 4개월 휴전 제안... 수치 고문도 만나고 싶다"

에리완 유소프 아세안 미얀마 특사
"인도적 지원 목적... 미얀마 군부, 휴전 제의 수용"

아세안 미얀마 특사로 임명된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2외교장관. 위키미디어 캡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군사 쿠데타 이후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 4개월간의 휴전을 제의했다. 반(反)군부 세력의 구심점 격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의 면담도 군부에 요청했다.

브루나이 2외교장관인 에리완 유소프 아세안 미얀마 특사는 5일(현지시간)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지난달 31일 미얀마 군정 외교장관인 운나 마웅 르윈과 화상 회의를 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올 연말까지 휴전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에리안 특사는 “이는 정치적 휴전이 아니라, 인도적 지원에 나서는 관계자들이 미얀마 국민에게 지원품을 나눠줄 때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휴전”이라며 군부가 자신의 제안을 수용했으며, 반군부 진영에도 이 제안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에리완 특사는 이르면 이달 중순 아세안 차원의 첫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미얀마에 지원되는 물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을 위한 산소발생기나 보호장구 등 의료 기구들로 구성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에리완 특사는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는 “미얀마를 지금 방문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면서 “그 전에 (군부의) 확약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무엇을 할지 그리고 군부가 무엇을 허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치 고문을 만나고 싶다고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에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에리완 특사는 “모든 당사자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현 미얀마 당국에 계속 이야기해 왔고, 여전히 교섭 중”이라고 말하면서도 수치 고문 면담은 아세안 정상들이 지난 4월 미얀마 사태 해법 모색과 관련해 합의한 5개 합의사항에 포함된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군부로부터 수치 고문 면담 확약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미얀마 방문을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수치 고문은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직후부터 모처에 연금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리완 특사는 아세안 정상들이 만나는 내달 말 이전에 미얀마 방문을 원하지만, 아직 방문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와 함께 특사 활동 지원을 위한 고문단 구성을 모색 중이라면서, 여기에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미얀마 이웃 국가들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