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독주 막을 '反이재명 연대'는 현실화할 수 있을까

입력
2021.09.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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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2, 3위 후보 단일화?②호남 표심 변수

초반부터 ‘이재명 대세론’으로 흐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판세를 흔들 변수로는 ①후보 단일화 ②호남 표심 등이 꼽힌다.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다른 주자들과 손을 잡고 '반(反)이재명' 연대를 결성하거나, 민주당의 '텃밭' 호남에서의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연 두 변수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①‘反이재명’ 단일화, 성사될까?

4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뉴시스

4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뉴시스

먼저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단일화 효과를 거두려면 2위와 3위 간 합종연횡으로 1위와 실질적인 ‘2강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5일 세종·충북 경선에서 1위 이재명 경기지사의 득표율은 54.54%였다. 2위 이 전 대표(29.72%)와 3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7.09%)의 득표율 합계(36.81%)보다도 20%포인트 가까운 격차가 났다. 전날 대전·충남 경선에서도 이 지사의 득표율(54.81%)은 2위 이 전 대표(27.41%)와 3위 정세균 전 국무총리(7.84%) 득표율 합계치(35.25%)를 크게 앞섰다. 이 지사의 득표율이 50% 안팎을 이어간다면 단일화의 실익이 없다는 의미다.

설령 이 지사의 독주가 주춤해지며 단일화 공간이 생겨도 문제는 남는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 측이 단일화를 거론할 때마다 불쾌한 감정을 내비쳐왔다. 당의 한 중진의원은 "당대표, 국회의장,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 전 총리가 자신을 희생하며 단일화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도 최근 "이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검찰 개혁을 미온적으로 추진했다"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는 점에서 두 후보가 손을 맞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②호남 ‘대역전극’ 가능할까?

4일 대전 유성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과 이낙연 후보가 개표 결과 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4일 대전 유성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과 이낙연 후보가 개표 결과 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또 다른 변수는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오는 25, 26일)의 선택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30%가 몰려 있는 호남은 수도권 민심에도 영향을 준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대표 측이 호남에서 대역전극을 노리는 이유다. 이 전 대표는 전남에서 4선 의원은 물론 전남지사를 역임했다.

관건은 출신지보다 본선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호남의 전략적 투표 성향이다. 이 지사가 충청 이후 대구·경북, 강원 등에서도 대세론을 이어간다면,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밀어주는 성향이 강한 호남이 이 지사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공산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호남 경선 이전인 12일 1차 선거인단 투표(슈퍼위크)에서 이 지사와의 격차를 의미 있는 수준까지 좁히지 못한다면 역전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호남 지지율'은 박빙 양상이다. 지난달 30, 31일 광주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에 따르면, 광주 거주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는 43.7%로 이 전 대표(33.8%)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반면 이들이 같은 기간 전남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전남 거주 민주당 지지층 내 이 지사는 40.0%, 이 전 대표는 39.4%로 별 차이가 없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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