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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에 빠진 '이남자'... 지지층 세대 교체 효과, 베테랑이 누리는 역설

입력
2021.09.06 10:00
수정
2021.09.06 13:5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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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준표 상승세 20대 남성서 뚜렷
洪, 이준석·윤석열 갈등 시 이준석 두둔
'이준석 돌풍' 흡수 노린 윤석열은 정체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3일 오후 경남 창원 의창구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원인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3일 오후 경남 창원 의창구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원인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이준석 대표의 핵심 지지층인 20대 남성 사이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과 정치권의 세대교체 열망으로 상징되는 '이준석 돌풍'의 수혜를 아이러니하게도 정치 경력 25년 베테랑인 홍 의원이 누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층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 홍 의원의 지지율은 6%로 한 달 사이 4%포인트 상승했다. 여성(2%)보다 남성(9%) 유권자에게서 선호도가 높았고, 18~29세 지지율은 11%로 전체 지지율(6%)의 2배에 가까웠다. 홍 의원이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배경에 '20대 남성'이 있었던 것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실시한 9월 1주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홍 의원의 대선후보 적합도는 1주일 새 3%포인트(7%→10%) 올랐다. 18~29세 및 남성 유권자 지지율에서도 1주일 새 각각 5%포인트(10%→15%) 상승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보수 성향을 가진 20, 30대 남성은 이 대표의 굳건한 지지층으로 꼽힌다. 이를 감안하면 홍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주자 가운데 이 대표 지지층의 마음을 사는 데 가장 성공했다는 얘기다. 실제 20, 30대 보수 성향 남성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홍 의원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무조건 야권 대선후보는 홍준표'라는 뜻의 신조어 '무야홍'이 인기를 끄는 곳도 이 대표 지지층이 애용하는 커뮤니티다.

야권 지지율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은 9월 1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18~29세에서 5%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윤 전 총장이 조기 입당을 결심한 배경 중 하나는 이준석 돌풍을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입당 이후 경선 주도권을 둘러싼 이 대표와의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당초 윤 전 총장이 젊은 세대의 호출을 받아 정치에 발을 들인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앞으로) 청년층의 지지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젊은 남성으로부터 지지를 얻는 배경에는 그의 선명한 색깔과 직설 화법 등 '개인기'도 무시할 수 없다. 공정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겨냥해 정시 비율 확대, 사법고시 실시, 로스쿨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더욱이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 국면에서 홍 의원이 이 대표를 두둔한 것도 '20대 남성' 공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NBS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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