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총리 돼도 야스쿠니 참배한다”는 다카이치, 아베 지원받는다

입력
2021.09.05 12:06
수정
2021.09.05 15:14
2면
구독

매년 전범 합사된 야스쿠니 참배...
당내 보수의원 모임 고문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의사를 나타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의원(전 총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의사를 나타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의원(전 총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달 말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의향을 밝힌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5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매년 태평양전쟁 패전일(8월 15일)과 봄·가을 예대제(제사) 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온 인물로, 아베 전 총리와 함께 자민당 내 ‘보수 단결의 모임’ 고문을 맡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8월 초에 출마 의사를 표명한 다카이치 전 장관은 현재 무파벌이기 때문에 출마에 필요한 의원 20명 추천이 과제였다. 그런데 최대 파벌(96명)인 호소다파에 영향력이 큰 아베 전 총리가 다카이치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굳히고 호소다파 의원과 다케시타파 간부들에게 지원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전날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앞으로 총리가 되더라도 계속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외교 문제 때문에 총리 재직 시에는 참배 대신 공물을 바쳤으나 자신은 직접 참배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 문제는 물론이고 ‘선택적 부부 별성제’와 인권 문제 등 대부분 정책 의제에서 보수적인 입장이어서 아베 전 총리와 성향이 비슷하다.

앞서 8월 초 잡지 인터뷰를 통해 출마의사를 표명했을 때도 ‘아베가 용인했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아베 전 총리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재선을 지지할 때였지만 내각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자 만약을 위해 ‘포스트 스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스가 총리가 공식적으로 퇴임을 표명함에 따라 ‘잠재 후보’ 중 가장 보수적 성향인 다카이치 의원을 지원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다카이치가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 영향력이 큰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는 것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인기가 높은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이 정작 소속 파벌인 아소파의 수장, 아소 다로 부총리를 비롯해 아베 전 총리 등 당내 보수파 거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다만 다카이치 전 장관은 호소다파에서 활동하다 탈퇴해 현재 무파벌인 상태여서, 반감이 있는 호소다파 의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