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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차기 총리 판세 핵으로 등장한 ‘아베 키즈’… 파벌 결속력은 약화

입력
2021.09.0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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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 ‘차기 총리 어울리는 인물’ 조사
고노(31.9%), 이시바(26.6%), 기시다(18.8%)

5일 현재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의향을 밝혔거나 검토 중인 잠재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장관,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시모무라 하쿠분 정조회장,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

5일 현재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의향을 밝혔거나 검토 중인 잠재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장관,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시모무라 하쿠분 정조회장,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


차기 일본 총리를 정하는 이달 말 자민당 총재 선거가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불출마 선언 후 집권당 내 후보가 난립하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5개 파벌이 스가 후보를 지지하며 싱겁게 끝난 1년 전과는 판이하게, 6명에 이르는 잠재 후보 중 누구를 택할지 파벌 내에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2차 아베 내각이 시작된 2012년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할 당시 대거 국회에 입성, '아베 키즈'로 불리는 젊은 의원들이 판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내각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총선이 처음이라, 보수적 인사를 선호하는 파벌 지도부와 달리 ‘선거의 얼굴’로 적합한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재 선거 출마 의향·검토 6명... 추천인 확보 위해 파벌 지지 노려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5일 현재 총재 선거 출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잠재 후보는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 시모무라 하쿠분 정조회장 등 6명이다. 이 중 기시다파(46명)의 수장인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벌써부터 지역 의원들과 온라인 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도쿄 상가 시찰에 나서는 등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아직 20명의 추천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주요 파벌의 지지를 노리고 있다. 교도통신이 4~5일 실시한 여론조사는 ‘차기 총리로 어울리는 인물’에 고노(31.9%), 이시바(26.6%), 기시다(18.8%) 순으로 나왔다.

자민당 내 주요 파벌로는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6명)를 비롯해 아소파(53명), 다케시타파(52명), 니카이파(47명), 기시다파(46명) 등이 있으며, 소수 파벌로 이시바파(17명)와 이시하라파(10명)가 있다. 1, 2위 파벌이 전체 의원의 40%를 차지해 호소다파에 영향력을 가진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파의 수장인 아소 다로 부총리의 의중이 중요 변수로 꼽혀왔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는 '동지'로 불리며 자민당 보수파에 큰 영향력을 지녔다. 지난 2018년 3월 19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에 출석한 아베 신조(왼쪽) 전 총리(당시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는 '동지'로 불리며 자민당 보수파에 큰 영향력을 지녔다. 지난 2018년 3월 19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에 출석한 아베 신조(왼쪽) 전 총리(당시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소다파·아소파, 수장과 젊은 의원 의견 갈려

하지만 이번엔 파벌 수장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와 젊은 의원들 의견이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이 여당으로 복귀한 2012년 총선에서 당선된 3선 의원은 전체 자민당 중의원(276명) 중 86명에 달한다. 여기에 초선, 재선 중의원까지 합치면 3선 이하 젊은 의원의 비중이 46%다. 의회 해산이 잦은 일본에서 3선은 한국의 초·재선쯤 된다. 이들은 파벌 소속이지만 여론을 중시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자민당이 위태로운 선거’를 경험한 적이 없어 내각 지지율 최악의 상황에서 실시되는 총선을 불안해 하며 국민적 인기가 높은 인물이 총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론의 지지를 받는 고노 장관이 소속된 아소파(53명)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고노 장관에게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출마를 만류하고 스가를 지지했던 아소 부총리는 이번엔 “나가든 말든 스스로 결정하라”고 해 출마를 말리지는 않았지만, 지지하는 입장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노 장관은 아소파뿐 아니라 다른 파벌에서도 젊은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추천인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아베 전 총리는 호소다파 출신의 무파벌 다카이치 전 장관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호소다파의 다수가 따를지는 의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호소다파의 중견·젊은 의원 중에는 ‘선거의 얼굴’로 고노 장관을 추천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2012년 이후 지속된 당내 역학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자민당을 장악해 온 ‘동지’ 아베와 아소 두 사람의 힘의 원천인 파벌 결속력이 무너지면 둘의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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