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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 않아 자꾸 관심 가는 배우 구교환 " 'D.P.' 한호열과 제 공통점은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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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열정, 호열이에요."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Deserter Pursuit)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D.P'의 한호열 상병은 능구렁이 같은 인물이다. 고참에게 꼬박꼬박 말대꾸하다 '한마디만 더하면 아가리를 찢어버린다'라는 협박에 얄궂은 목소리로 '한마디'라며 대들면서도, 살가운 농담으로 군기 바짝 든 이등병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 무자비한 폭력이 짓누르는 내무반에서 유일하게 숨통을 트여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한호열을 연기하는 구교환(39)은 요즘 영화계 '대세' 배우로 불린다. 지난해 여름 극장가를 장식한 '반도'를 시작으로 올해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아신전', 영화 '모가디슈'에 잇달아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2일 화상으로 만난 구교환은 "아직 인기를 체감하진 못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큰 목표가 더 많은 관객, 시청자와 만나는 것인데 그런 기회가 더 많아져 기분 좋고 설렌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6부작 드라마 'D.P.'는 헌병대 DP병으로 차출된 안준호 이병(정해인)이 한호열 상병과 팀을 이뤄 탈영병을 체포하는 과정을 그린다. 실제 DP병 출신인 김보통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김 작가와 영화 '차이나타운' '뺑반'의 한준희 감독이 함께 각본을 썼다. 연출은 한 감독이 맡았다. "한 감독과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 사이입니다. 한 감독의 팬으로서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지만 친하다고 출연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시나리오를 받고 무척 기뻤습니다. 오랫동안 나를 지켜봤던 모습과 작품 속 캐릭터를 잘 섞어 준 것 같아요."
'반도'부터 'D.P.'까지 '무관 4부작'을 해오며 잇달아 군인, 무사, 싸움꾼 역을 하고 있지만 실제 구교환은 농담과 장난을 좋아하는 개구쟁이 소년 같은 사람이다. 이전 캐릭터들에 비해 한호열과 유난히 가까워 보이는 이유다. 그는 "유머가 많다는 점은 많이 닮아 있지만 호열은 나보다 용기 있고 멋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캐릭터와 달리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했던 그는 당시에도 "유머만큼 존중과 배려가 있는 언어가 없다는 생각에 유머를 잔잔하게 시도하며 지냈다"고 했다. 다행히 함께 일하는 매니저가 DP병 출신이었던 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취재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매니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실제로 그의 경험을 연기에 녹였다기보다 DP병이라고 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내성적이면서 간헐적으로 외향적"이라는 구교환은 개그에 대한 욕심이 커 한때 개그맨을 꿈꾸기도 했다. 2010년 서울 예대 동기인 윤성현 감독의 단편 '아이들'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김씨 표류기' '남매의 집' '늑대소년'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한편 독립영화 '거북이들' '술래잡기'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를 연출하며 감독 겸 배우로 활동했다.
연기를 시작했을 때 남들처럼 평범한 목소리가 아니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는 그는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듯한 얇고 불안정한 고음역의 목소리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밀어붙였다. 2017년 독립영화 '꿈의 제인'은 그런 개성을 극대화한 작품이었다. 그는 이 작품에서 트랜스젠더 제인 역으로 중성적인 매력을 드러내며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구교환의 개성과 재능은 지난해와 올해 팔색조 같은 캐릭터 변신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렇다고 독립영화를 떠나 상업영화에만 전념하는 건 아니다. "'반도' 이후에도 독립영화 '로미오: 눈을 가진 죄' '탈출' '사탄 브이로그' 등에 참여했습니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분리하진 않는데 아무래도 상업영화가 더 눈에 띄는 것 같아요."
구교환은 연출과 연기 활동의 원동력으로 '이야기'에 대한 매혹을 거듭 강조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도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계속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놨다. "오랫동안 이야기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늘 영화를 연출하고픈 마음은 있지만, 단지 영화를 찍기 위해서 영화를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들고 싶은 좋은 이야기가 제게 찾아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은 한호열에 대한 생각이 제일 크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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