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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겨우 탈출했는데"… 독버섯 먹고 잇달아 숨진 난민 꼬마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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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탈출해 폴란드에 머물고 있던 난민 꼬마 형제가 독버섯을 먹고 잇달아 숨졌다. 2일(현지시간) 다섯 살 동생이 세상을 떠난 데 이어, 사경을 헤매던 한 살 위 형마저 이튿날 눈을 감았다. 아프간 사태가 초래한 비극이다.
3일 AP통신은 폴란드 바르샤바 난민센터 인근 병원에서 중독 증세로 치료를 받던 6세 아프간 난민 소년이 이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소년은 긴급 간 이식 수술까지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5세 동생도 심각한 뇌 손상으로 투병하다 전날 먼저 하늘로 떠났다. 형제는 난민센터 주변 숲에서 딴 독버섯으로 만든 수프를 먹고 지난달 24일 병원에 실려 왔다.
형제의 17세 누나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의료진은 버섯이 지닌 독이 성인보다 어린이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어른 2명과 어린이 4명 등 총 6명인 소년의 가족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과 함께 아프간을 탈출해 지난달 23일부터 바르샤바 난민센터에서 지내 왔다. 소년의 아버지는 영국군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언론은 난민센터가 식사를 부실하게 제공해 난민들이 굶주렸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마리우스 카민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은 비극이지만 센터의 부주의나 과실 탓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쿠프 두지아크 폴란드 외국인 사무국 대변인도 “난민들에게는 하루 3회 식사가 제공되고 있으며, 야생 버섯을 먹지 말라는 안내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폴란드 검찰은 센터 직원 등을 상대로 과실이나 부주의가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AP는 폴란드 외국인 사무국을 인용해 “바르샤바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난민센터에서도 아프간 난민 남성 4명이 독버섯을 먹고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폴란드 전역에서 독버섯 200종 이상이 자생하고 있으며 독버섯을 잘못 섭취한 중독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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