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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성 차에 있던 '전자발찌 절단기'… 경찰은 왜 지나쳤나

입력
2021.09.04 11:30

차량 발견하고도 내부 수색 안 해
강윤성 행적 추적에만 몰두한 듯
"당시엔 강력범죄 의심 정황 없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일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통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피의자 56세 강윤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영장실질심사 출석 후 나오는 강윤성. 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은 2일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통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피의자 56세 강윤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영장실질심사 출석 후 나오는 강윤성. 연합뉴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이 이용하던 이동 수단은 렌터카였다. 두 번째 범행 전 렌터카를 버렸지만 차 안에 전자발찌를 절단하는 데 쓴 기구와 흉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강씨를 추적하던 경찰도 두 번째 범행 전에 버려진 차량을 발견했다. 하지만 안에 있던 절단기와 흉기는 증거물로 확보되지 않았다. 경찰이 안을 살피지 않았기 때문. "당시엔 행적 추적이 우선이었다"는 게 경찰의 해명이지만, 도주자 차량 내부수색을 놓친 건 초동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강윤성이 철물점에서 전자발찌를 끊기 위해 공업용 절단기를 구매하려는 모습. 뉴스1

강윤성이 철물점에서 전자발찌를 끊기 위해 공업용 절단기를 구매하려는 모습. 뉴스1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12분 보호경찰관의 "피의자(강윤성)의 차량이 서울역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라는 연락을 받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 서울역 인근에서 차량을 발견했다.

이후 경찰이 취한 행동은 내부를 수색하는 것이 아니라 근처 폐쇄회로(CC)TV 영상 확인과 주변 수색이었다. 피의자 발견과 행적 파악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경찰은 당시 상황은 강윤성 신병확보가 우선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차량을 발견하고도 현장에서 철저한 내부수색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 아쉬운 점"이라면서도 "당시에는 강력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고, 피의자가 자살의심자로 신고가 돼 신병확보 또는 행적확인에 주력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차량은 강씨에게 렌터카 대여 명의를 빌려준 지인 A씨에게 그대로 넘어갔다. 차량을 찾으러 온 A씨가 차 뒷좌석에서 절단기와 흉기를 발견해 경찰에 전달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통해 렌터카를 빌린 강씨는 지난달 26일 첫 범행 후 27일 전자발찌를 절단했으며, 이 차량을 타고 서울역까지 이동한 뒤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두 번째 범행은 29일에 벌어졌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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