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도구로 전락한 여성… 미국이 '탈레반 사회' 된다면

입력
2021.09.04 11:00
왓챠·웨이브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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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극단주의가 미국을 장악한다. 가임 여성은 '핸드메이드'라는 출산도구로 전락한다. MGM 제공

가까운 미래, 환경오염으로 세상은 불임의 시대를 맞는다. 여성들의 임신이 힘들어지고, 아이를 낳아도 금세 죽는다. 신에 기대려는 움직임이 커질 때 미국에서 테러가 일어난다. 극단주의 기독교 비밀 조직 길리어드가 주도했다. 백악관과 의사당, 연방대법원을 차례대로 공격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 길리어드는 빠르게 정국을 장악한다. 미국 정부는 알래스카 앵커리지로 쫓겨난다. 내전 상태이지만 길리어드가 미국 대부분을 지배한다.

왓챠에서 ‘핸드메이즈 테일’ 바로 보기

웨이브에서 ‘핸드메이즈 테일’ 바로 보기

①여성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극단주의 기독교 신자들이 만든 사회는 여성에게 지옥이나 다름없다. 여성들의 은행계좌가 모두 동결된다. 결혼한 여성은 남편에게 돈이 모두 이체된다.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난다. 여성은 취업 활동을 할 수 없는 법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패션잡지 등은 금서가 된다. 음란함과 향락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여성이 읽고 쓰는 것 자체도 금지다. 반발하는 사람들에겐 죽음이 뒤따른다.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광장에서 교수형을 집행하고, 줄에 매달린 시신을 본보기처럼 그대로 둔다.

광기와 공포가 사회를 압도하나 누구도 쉬 나서지 못한다. ‘눈’이라는 이름의 비밀 정보원이 곳곳에 침투해 사람들의 언행을 지켜본다. 서로가 서로를 경계할 수밖에 없으니 조직적으로 길리어드에 맞서기 어렵다. 종교는 달라도 극단주의는 결국 엇비슷한 사회를 추구하는 것일까.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만들려는 사회가 마치 미국에 구현된 듯하다.

사령관이라 불리는 길리어드의 지도자들은 신흥 권력층이다.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저택에서 화려한 삶을 영위한다. 이들은 가임 여성 ‘핸드메이드’를 배치받을 수 특혜까지 누리고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 준(엘리자베스 모스)은 핸드메이드다. 그는 프레드 워터포드(조셉 파인즈) 사령관 집에 파견돼 임신과 출산 임무를 다해야 한다.

②출산도구 ‘핸드메이드’

'핸드메이즈 테일'. MGM 제공

핸드메이드는 출산을 위한 도구로 취급당한다. 국가에서 특별히 관리하고 훈련시켜 사령관 집안에 보낸다. 사령관들은 기혼이지만 아내들이 불임이라 핸드메이드가 필요하다. 이들에게 인권은 없다. 사령관과의 잠자리는 하나의 신성한 종교 의식이다. 사령관의 아내가 같이 참여해 마치 자신이 성관계를 맺고 임신을 하는 거처럼 의식을 꾸민다. 핸드메이드가 출산을 하면 사령관의 아내가 병원에 동행해 함께 애를 낳는 듯한 행위까지 한다. 밖에 혼자 아무 때나 나갈 수 없다. 다른 집 핸드메이드와 정해진 시간에 만나 장보기를 하는 게 유일한 외출이다.

준은 핸드메이드로 별도 이름을 부여받는다. 오브프레드(Offred)다. ‘프레드의 것’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준은 사령관과 그의 아내 세레나(이본 스트라호브스키)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 좋은 집에서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혜택이 있지만 핸드메이드 생활은 시한부다. 정해진 시간 동안 임신하지 못하면 식민지라 불리는 곳으로 쫓겨나 험한 일을 해야 한다. 준은 이래도 지옥, 저래도 지옥에서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모색한다.

③억압의 시대 이겨내는 방법은

'핸드메이즈 테일'. MGM 제공

준은 남편과 아이가 있었다. 캐나다로 도주하다 실패했다. 남편은 죽은 것으로 알고 있고, 아이는 어디론가 끌려갔다. 살아서 아이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뎌낸다.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메이데이라는 반체제 비밀조직이 정권 전복을 기도한다. 조직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길리어드에 맞설 만한 힘을 가지기는 했는지 의문투성이나 실낱 같은 희망이다. 몰래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사령관의 운전사 겸 일꾼인 닉(맥스 밍겔라)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는 ‘눈’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성적으로 서로 끌린다. 준이 분노와 고통을 참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 아니면 캐나다 등으로 탈출해 이전처럼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드라마는 준의 고행기를 통해 우리 삶에 스며 있는 억압적 가부장제를 들춘다.

※권장지수: ★★★★(★ 5개 만점, ☆은 반개)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1985)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시기를 21세기로 옮기고, 상상을 발휘해 소설보다 이야기 거리를 더했다. 극단주의적 상황을 통해 여성에 억압적인 현대사회를 돌아본다. 드라마에서 미국을 아프가니스탄으로, 기독교를 이슬람으로 바꿔도 무방하다. 기독교든 이슬람이든 광기 어린 극단주의가 얼마나 지옥 같은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극단주의가 만들어낸 여러 장면은 소름 끼친다. 시즌4까지 만들어졌다. 왓챠에선 시즌2까지, 웨이브에선 시즌4까지 볼 수 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3%, 시청자 77%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몰아보기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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