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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문재인정권·김오수 직격... "어이없고 안쓰럽다"

입력
2021.09.04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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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오후 2번 이례적 직접 등판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성토?
'총장 후배' 김오수 향해 "안쓰럽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버들다리(전태일다리) 내 전태일 열사 동상을 찾아 묵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버들다리(전태일다리) 내 전태일 열사 동상을 찾아 묵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자신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고발 사주 같은 것을 지시한 사실도 없고 그런 이유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의혹이 제기된 2일엔 “누구에게도 사주한 적 없다”는 한 줄짜리 반박문을 냈지만, 하루 만에 공세적 반박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브리핑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사실 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어서 의혹은 당장 가라 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윤 전 총장 가족 의혹과 검·언 유착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검찰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에 범여권 인사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당시 윤 전 총장은 검찰 수장이었다.

"고발 사주? 회사 사주인 줄 알았다"

윤 전 총장은 3일 오전 서울 기독교회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아는 기자가 기사 링크를 보내주길래 회사 사주(社主)를 얘기하는 줄 알았다”며 “상식에 비추어 판단을 부탁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을 깎아 내리며 의혹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1월 정권 비리를 수사하던 검사들뿐 아니라 그 입장을 옹호한 검사들까지 전부 보복 인사로 내쫓았다"며 “뭔가를 고발해도 검찰은 이 정부에 불리한 사건은 수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권 차원에서 어차피 수사를 막을 텐데, 굳이 '고발 사주'를 했겠느냐는 취지다.

윤 전 총장은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검·언 유착 사건, 이른바 ‘채널A 사건’을 언급하며 “결국 정치 공작으로 드러났다. 이런 거 한 두 번 겪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더 격앙... "정치 공작이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오후 들어 발언 강도가 더 세졌다. 윤 전 총장은 오전엔 ‘김오수 검찰총장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언급을 피했다. 오후에 기자들과 만나서는 "의혹을 조사 하는 건 좋지만, 국민들이 수사를 바라는 고소, 고발 사건은 캐비닛에 넣어놓고 정치 공작에 나서는 것을 보니 안쓰럽다”고 비꼬았다. 김오수 검찰 체제에 대한 직격이었다.

여권을 향해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고발을 사주한 사실도, 사주할 이유도 전혀 없다"며 "의혹과 저의 무관함이 밝혀지면, 저의 책임을 운운한 정치인들은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의혹을 놓고 국회 현안질의와 국정조사 실시를 추진 중인 데 대해선 “채널A 사건이 공작인데, 그런 공작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위기이자 기회... 기로에 선 윤석열

이번 의혹은 윤 전 총장에게 대형 위기다. 검찰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력에 맞선다는 이미지는 윤 전 총장의 장점이다 단점"이라며 "의혹이 공작이라고 밝혀지면, 정권 탄압에 저항하는 이미지를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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