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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광화문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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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서울 광화문 사거리 '광화문글판'에 '[춤]만큼은 마음 가는 대로,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문구가 화려한 아트워크와 함께 수놓여 있다. 그간 주로 시문학 글귀가 걸려 있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 문구는 방탄소년단이 직접 만든 것으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젊은이의 가슴속에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이맘때에도 방탄소년단은 뮤직비디오 조회 수 1억 회가 넘는 기록을 세운 '런(RUN)'의 가사 속 문구로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위로함으로써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이제 언어의 장벽 없이 순수 한글로 된 메시지로 전 세계인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일이 더 이상 어렵지 않게 되었다. K-POP 덕분이다. 전 세계 음악시장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는 노래의 언어들 중 한국어가 영어와 스페인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이다.
'광화문글판'은 지난 30년 동안 지속성을 가지고 시민들의 삶을 위로하는 공감의 매개체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리고 지금은 방탄소년단이라는 날개를 달고 불안과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는 세계인들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렇듯 '광화문글판'은 대부분의 문화 아이콘이 건물이나 조각품과 같은 유형의 상징물인 것과 달리 좋은 글귀로 마음을 위로한다는 독특성을 갖는다. 이는 삶의 멋과 운치를 더하는 품격과 관련된 것으로 문화를 선진 수준으로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과거 칼럼을 통해 "일본에도 이런 유머와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평한 바 있다.
이 '광화문글판'은 하루에 100만 명 이상이 오가는 광화문 사거리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여러 사람에게 좋은 글귀를 소개하자는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어느덧 100번째 옷을 갈아입은 '광화문글판'은 연간 5,00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국민의 책방' 교보문고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 문화아이콘이 됐다. 교보문고 역시 "광화문 금싸라기 땅을 책의 천국으로" 만들고자 했던 창립자의 미래를 내다본 혜안에 따라 설립되었다. 그의 인본주의 정신은 30년의 명맥을 이어온 '광화문글판'의 진정성에 토대를 이루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예술문화를 통해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는 교보생명의 새로운 경영철학의 뿌리가 되었다.
교보생명은 '보험,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문화 금융 선도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사로서는 다소 특이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간 교보생명이 '광화문글판' 등을 통해 보여준 행보와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화와 기술의 융합'으로 수많은 신사업들이 탄생하고 있는 시대에 인본주의 정신을 가진 기업들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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