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네거티브' 직접 하고  '공정' 재소환... 지지율 반등 노림수?

입력
2021.09.01 19:20
수정
2021.09.01 19:5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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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유승민 거침없이 비난
지지율 정체 이어지자 자구책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중앙회를 찾아 김호일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중앙회를 찾아 김호일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부자 몸조심’ 전략을 구사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달라졌다. 가급적 다른 대선후보와의 갈등을 피하고 안전을 꾀하던 보신 일변도 태도에서 벗어나 네거티브 공세의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한동안 뜸했던 중도ㆍ진보진영을 겨냥한 외연 확장에도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지율 답보 상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자 나름의 반등 해법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尹 "홍준표는 '두테르테', 유승민은 '가짜 뉴스'"

윤 전 총장은 1일 ‘막가파’ 언행으로 유명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소환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직격했다. 그는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중앙회를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행정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 처벌,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두테르테식”이라고 말했다. 전날 대통령에 당선되면 흉악범을 사형시키겠다고 한 홍 의원의 발언을 거칠게 비판한 것이다.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두테르테 언급을 문제 삼자 “(내가) 한마디 하면 다들 벌 떼처럼 말씀하신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유 전 의원에게는 ‘가짜 뉴스’ 프레임을 씌웠다. 유 전 의원 대선캠프 경제정책본부장인 유경준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의 핵심 부동산 공약인 ‘원가주택’을 두고 “계획대로라면 2,000조 원의 국가 손실이 발생한다”며 황당무계한 정책으로 치부했다. 윤 전 총장은 곧장 “그런 걸 바로 가짜 뉴스라고 한다”고 맞받으면서 “초기 투입 비용은 나중에 주택을 분양해 회수하면 된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KOTE에서 열린 공정개혁포럼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KOTE에서 열린 공정개혁포럼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금껏 윤 전 총장 입에서 나오지 않았던 거침없는 힐난이다. 그는 압도적인 야권 지지율 1위를 유지해온 만큼 직설적 화법을 애용하되, 같은 국민의힘 후보들과의 설전은 피해왔다. 관련 질문을 받으면 매번 “다른 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공세의 빌미를 주지 않았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 대변인단도 주로 문재인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성토하는 논평에 집중했다.

'우하향' 지지율 반전카드?... 중도 행보도 재시동

그의 변신은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정체된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윤 전 총장의 대선후보 적합도는 6월 3주차 24%에서 8월 4주차 20%까지 완만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ㆍTBS 범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홍 의원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입당 뒤 다소 잠잠했던 외연 확장 행보도 재가동했다. 그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공정개혁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강조했다. 공정개혁포럼은 윤 전 총장의 외곽 지지그룹으로 오제세 전 민주당 의원, 민주당 대변인 출신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등 중도ㆍ탈진보 성향 인사가 주축이다. 기대와 달리 중도ㆍ진보층에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국민의힘 입당 전 즐겨 썼던 ‘빅 플레이트(큰 접시)’ 전략을 다시 꺼내 들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NBS, KSOI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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