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첫 위드 코로나 명절

입력
2021.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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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최대 2,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나 유행의 심각한 확산은 차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가 찾아온 뒤 세 번째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유행 상황은 백신 접종 속도와 델타 변이 확산과의 시간 싸움이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에 대한 시민의 참여가 높고, 다양한 연구로 델타 변이의 높은 전파력에 비해 지금의 방역조치는 전파력을 30% 이상 감소시키고 있다. 지금의 조치를 유지하고, 백신 접종이 정부가 제시한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이달 중순부터는 유행 감소를 기대해볼 수 있다.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격히 부상했다. 그러나 코로나와의 공존이 무엇인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아직 부족하다. 방역당국은 추석을 목표로 거리두기 조정안을 4주 단위로 계획하고 추석 특별방역 대책 또한 논의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최대 2,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유행의 감소세가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거리두기에 대한 조정 자체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어떻게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작은 발걸음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은 백신 접종률과 반드시 연동되어 점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영국과 덴마크와 같이 급격한 방역 해제는 우리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첫 번째, 백신 접종률은 몇 주 사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수준이 아니며, 특히 백신의 2차 접종률은 델타 변이의 확산과 치명률을 억제하기에는 부족하다. 두 번째, 지금 방역을 완전히 해제하는 국가들은 작년과 올해 대규모 유행을 겪으며 인구집단의 최소 20%가 감염되어 면역을 획득하였다. 따라서 백신 접종과 함께 매우 높은 집단면역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위험 인식의 차이이다. 하루에 수만 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던 나라에서 방역조치 해제 후 수천 명이 발생했다면 이는 상황의 개선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하루 최대 2,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에서 3,000~4,000명 확진자의 발생은 심각한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방역 완화는 점진적이 될 수밖에 없다.

추석 방역은 지금보다 더 강화되기 어렵다. 방역조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 참여이고 정부의 신호 관리이다. 몇 가지 조치가 추가된다고 해서 유행을 감소시키는 힘이 더 강력해진다고 볼 수 없고, 방역의 지속가능성만 감소할 뿐이다. 시민이 방역에 동참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런 방향에서 추석의 가족 간 사적 모임이 다른 외부활동과 일상생활보다 더 위험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또한 이미 대부분의 60세 이상 어르신은 추석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할 수 있다. 만약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가족과의 만남마저 막는다면 그다음 미래로 나아가긴 더욱 어려울 것이다.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 특히 가족 모임에서는 점차 제한을 풀어가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급격한 방역 완화 신호가 4차 대유행을 불러왔던 7월의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의 방역조치 중에서 효과가 떨어지거나 지나치게 국민의 고통을 야기하는 조치는 점차 완화해야 하지만 반드시 유지가 필요한 조치는 성인 인구에 대한 2차 접종이 완료될 때까지는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조금이라도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5%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도 우리의 미래는 크게 바뀔 수 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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