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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독주 틀어막은 박병석 의장... "갑갑하다" 불평에도 '철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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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폭주'를 멈춰 세운 동력 중 하나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합의 정신'이었다.
민주당이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디데이로 잡은 30일, 박 의장은 "여야가 합의해 오지 않으면 민주당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박 의장이 민주당 출신인데도 그랬다. 국회의장은 당적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박 의장은 현재 무소속이다.
국회법은 국회의장에게 법안 등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의사일정 작성권)이 있다고 명시한다. 역대 국회 사례를 보면, 여야가 충돌할 때 국회의장이 출신 정당의 요구를 수용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박 의장이 결단했다면, 30일 밤 민주당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 의장은 일단 '중립'을 택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 회동을 이날 4차례나 주재하면서 "합의가 먼저"라고 버텼다. "21대 국회를 향한 국민의 명령은 바람직하지 않은 익숙한 관행과 단호히 결별하고 일 잘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라고 박 의장이 국회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밝힌 대로다. 6선 의원을 지낸 의회주의자이자 신문기자 출신인 박 의장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 시도를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난처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여야 줄다리기가 진행된 30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박 의장이 야당과 협상해 오라고 하니, 갑갑하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당내 강경파는 박 의장에게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언론중재법 개정을 주도한 김승원 의원은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썼다 지웠다. 'GSGG'가 '개새X'를 가리킨다는 논란이 커지자, 박 의장을 만나 사과했다. 김용민 의원도 "박 의장의 합의 상정 의지를 꺾을 수 없었던 것 같았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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