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정권 심판론 이번엔 통할까

입력
2021.09.01 00:00

스가, 코로나 대응 실패로 지지율 최악
당지도부 대안부재론에 초·재선 반발
29일 총재선거, 스가 연임 여부 주목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긴급사태선언 대상 지역 확대 등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집권 1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9월 29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과연 스가는 재선에 성공해 10월 총선을 자민당 승리로 이끈 후 안정적으로 정권을 꾸려갈 수 있을까. 작년 9월 아베 전 총리가 건강 악화로 사퇴한 후, 스가 정부는 아베의 사실상 지명과 자민당 파벌 영수 간 담합에 힘입어 전격적으로 성립되었다. 무파벌의 자수성가형 서민 출신 정치인으로 특유의 성실함과 진중함 그리고 탈이념적인 실용적인 정책을 내세운 스가 정권은 '1+3년'의 탄탄대로가 점쳐졌다.

스가 정권은 코로나19 수습 후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총선 승리 후 자민당 총재 무투표 재선 등 낙관적 시나리오를 그리며 잔여 임기 1년 플러스 새 임기 3년의 4년 정권을 꿈꿨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스가 정부는 예상 외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고전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은 반대 여론 속에서도 무관중 경기로 가까스로 치러냈지만,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 수는 2만 명을 상회하고 있고 긴급사태선언 속에 국민은 고통스러운 생활을 강요받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의 8월 여론조사는 내각 지지율이 26%로 집계돼 정권 유지 임계선에 도달하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전에 도전장을 낸 이는 스가 총리를 포함하여 현재 4명이다. 가장 유력한 도전자는 작년 총재 선거에서 2위로 패배한 후 설욕을 노리는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이다. 보수 본류의 전통을 잇는 고치카이 파벌의 영수로 한국과의 인연으로 보면 2015년 외무상으로 위안부 합의에 서명했던 인물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시모무라 하쿠분 정조회장도 총재선거에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는 주로 현역 의원 머릿수로 뽑는 간이선거 방식과는 달리 자민당 현역의원 383표(50%)와 47개 도도부현의 대의원 383표(50%)에 의해 결정된다. 간이선거가 여론과 대중의 지지와 동떨어진 자민당 원내 의원의 지지와 파벌 영수의 합종연횡에 의해 좌우되는 데 반해, 이번 선거에서는 사실상 차기 총리를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 모델에 가까운 방식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현재 자민당 내 최대 파벌 호소다파(96명)에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아베 전 총리와 두 번째 파벌인 아소파(54명) 영수인 아소 다로 부총리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대안 부재론을 내세우며 스가 연임을 지지하는 태세를 취하고 있다. 5년째 당 간사장을 맡으며 스가 정권을 지탱하고 있는 니카이 도시히로도 스가 연임을 밀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 내부와 여론을 살펴보면 작년 총재선거 당시의 상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스가 재선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무엇보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은 10월 총선에서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스가 총리를 당의 간판으로 걸고 싸울 경우 당선이 어렵다는 이유로 당 지도부의 스가 지지 입장에 공공연히 반기를 들고 있다. 스가 총리 집권 후 자민당은 4월 3곳의 재·보궐선거, 7월 도쿄도 의회선거, 8월의 요코하마 선거에서 연전연패했다. 스가 정권은 아베 정권 당시의 '돈과 정치' 관련 스캔들을 속 시원하게 떨쳐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책에서도 잇따른 정책 실패를 노정했다. 스가 정치는 고압적이고 근거 없는 낙관적 정치 자세로 민심 이반을 초래했고 전문성을 결여한 독선적인 정치 행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자민당 총재선거가 작년 9월처럼 자민당 내 찻잔 속의 격랑으로 수습될지 스가 정권에 대한 일본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이어질지 주목을 요한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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