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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근육’ 많을수록 고혈압·당뇨병 위험 낮아

입력
2021.08.30 21:16
수정
2021.08.3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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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근육'이 많을수록 고혈압과 당뇨병 등 대 사질환이 생길 위험이 낮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질 좋은 근육'이 많을수록 고혈압과 당뇨병 등 대 사질환이 생길 위험이 낮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는 현상을 ‘근지방증(마이오스테아토시스·Myosteatosis)’이라고 한다. 근육 지방화가 많이 진행될수록 근육의 질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방이 적은 질 좋은 근육이 많을수록 고혈압ㆍ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홍규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내분비내과분과) 교수팀은 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2만659명(평균 52.9세)의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영상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영상 자동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 복부 근육(TAMA · Total Attenuation Muscle Area) △근육 내 지방이 적은 건강한 근육(NAMA·Normal Attenuation Muscle Area) △근육 내 지방이 쌓여 건강하지 않은 근육(LAMA·Low Attenuation Muscle Area) △근육과 근섬유 사이 지방 조직인 근육 간 지방 조직(IMAT·InterMuscular Adipose Tissue)으로 분류했다.

이후 전체 복부 근육에서 질 좋은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질 좋은 근육을 전체 복부 근육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인 ‘좋은 근육량 지표(NAMA/TAMA 지표)’를 개발했다.

지표값이 높을수록 전체 근육량 대비 질 좋은 근육의 양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또 대사가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고혈압 전 단계, 당뇨병 전 단계, 고중성 지방 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 복부 비만 가운데 2개 이상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이거나 고혈압 또는 당뇨병이 있는 환자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비만이 아니고 대사가 건강하다면 남녀 모두 NAMA/TAMA 지표가 의미 있게 높게 나타났다.

NAMA/TAMA 지표가 낮은 하위 25% 그룹과 비교했을 때 상위 25% 그룹에서 대사가 건강하지 않을 가능성은 남성은 28% 낮았고 여성도 43% 적었다.

근육의 질이 대사 건강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비만인 사람에게서 근육의 질은 대사 건강과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과도한 내장 지방과 이소성 지방(근육ㆍ혈관ㆍ장기 등 비지방 조직에 쌓이는 지방) 때문에 생기는 해로운 영향이 건강한 근육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로운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만인 사람은 절주와 식이 조절, 규칙적인 운동으로 내장 지방과 이소성 지방 감량이 필요하다.

근육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에 반응해 혈당을 흡수하고 소모하는 역할을 한다. 근육의 질이 저하되면 인슐린에 대한 반응도 줄어 혈당 흡수와 사용 능력이 떨어져 당뇨병 등이 생길 수 있어 근육의 질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사 건강을 평가할 때 근육량만으로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고 근육의 지방화 정도, 즉 근육의 질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결과를 알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면 근육 지방화가 늘어 근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비만인 사람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체지방이 효과적으로 줄고 질 좋은 근육을 늘릴 수 있고, 마른 사람은 질 좋은 근육을 늘려야 안전한 유산소 운동도 가능하므로 하체ㆍ복근을 강화하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비율과 강도가 다를 수 있다”며 “전문가 조언에 따라 두 가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고혈압ㆍ당뇨병을 예방ㆍ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미국비만학회가 공식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비만(Obesity)’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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