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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찬성하는 스님들… 국회까지 30km 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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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는 평등사상과 자비사상이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평등하고 존귀합니다. 누구도 차별이나 혐오를 당하면 안 됩니다. 불교의 율장에는 남성이 여성성을 갖거나 여성이 남성성을 갖더라도 출가자라면 누구나 깨달을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지몽 스님
정기국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이번 오체투지는 30일 서울 종로구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출발해 노동자와 여성, 장애인, 난민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회단체를 순회하고 다음달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막을 내린다. 지몽 스님 등 참가자들이 세 걸음마다 절하며 나아갈 거리는 총 30km에 이른다.
이날 첫 오체투지에 나선 두 스님과 비정규교수노조의 정보라 활동가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를 출발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거쳐서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까지 2.7km를 나아갔다. 사노위와 함께 행사를 주최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관계자들이 경로 곳곳에서 1인 지지 시위에 나선 가운데 출발지에는 오체투지를 응원하는 장애인들이 몰려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는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노위는 오체투지에 앞서서 이번 정기국회에서야말로 차별금지법을 꼭 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부터 종교, 사상, 가족 형태와 병력, 학력, 성적지향 등 다양한 정체성을 이유로 벌어지는 사회적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은 2007년 이후로 지금까지 5차례 이상 발의됐지만 국회는 번번이 논의를 미뤄왔다. 지몽 스님은 “21대 국회에서도 장혜영, 박주민, 이상민 의원이 발의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고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10만명이 참여했지만 이 역시 무한정 심사만 하고 있다”면서 “이쯤 되면 국회와 국회의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왜 있어야 하는지 존립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개신교의 보수적 교회들이 성소수자 관련 조항을 이유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해온 것과 관련해 지몽 스님은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불교는 성소수자들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몽 스님은 “부처님 당시에도 남성이 여성성을 가졌다면 비구니의 수행처로 보냈고 반대라면 비구의 수행처로 보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계종은 차별금지법을 지지하고 있다.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이 입법을 촉구했다.
비정규교수노조의 정보라 활동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많은 대학에서 강사들이 대거 해고되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학생들은 여성도 있고, 외국인도 있고, 장애인이면서도 여성인 학생도 있고, 성소수자이면서 만성질환을 가진 학생도 있고 한국계 재외동포여서 외국인처럼 보이지만 한국인인 사람도 있고 다양하다. 모든 사람은 다양하다. 사람은 공정하고 자유롭게 살수 있어야 한다”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회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도 나왔다. 양한웅 사노위 집행위원장은 언론중재법과 검찰개혁 법안에만 집중하는 정부의 태도를 ‘기만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언론법이나 검찰법만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가? 문 정부는 그 양면성을 벗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법은 다양한 정체성을 이유로 한 사회적 차별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으로 14년 동안 여러 차례 발의됐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법안은 가장 포괄적으로 차별을 정의했다. 성별, 장애는 물론이고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등 23가지 사유를 이유로 사람을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나이부터 종교, 사상, 가족 형태, 병력, 학력까지 다양한 사유를 포함하고 있다. 23가지 사유를 이유로 고용은 물론, 재화와 행정서비스의 이용과 교육기관의 교육 등에서 특정인을 분리하거나 배제할 경우, 인권위가 시정을 권고할 수 있다. 시정권고를 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3,000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시정권고에 대한 이의신청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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