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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군벌들, '反탈레반 전선' 구축 위해 머리 맞댄다

입력
2021.08.2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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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아프가니스탄 북부 판지시르주 압샤르 지역에서 반(反)탈레반 저항군 대원들이 강을 건너고 있다. 판지시르=AFP 연합뉴스

28일 아프가니스탄 북부 판지시르주 압샤르 지역에서 반(反)탈레반 저항군 대원들이 강을 건너고 있다. 판지시르=AFP 연합뉴스

과거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했던 군벌(軍閥) 세력이 ‘반(反)탈레반 전선’ 구축을 위해 조만간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을 재점령하는 데 성공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맞서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타 무함마드 누르 전 아프간 발흐주(州) 주지사의 아들 칼리드 누르(27)는 “압둘 라시드 도스툼 장군을 비롯한 베테랑 지도자 여러 명이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한 새로운 전선을 꾸리기 위해 몇 주 안에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사회는 탈레반의 세력 기반인 파슈툰족(전체 인구 중 42%) 외에, 타지크(27%) 하자라(9%) 우즈베크(9%) 등 여러 종족으로 이뤄져 있는데, 2014~2020년 부통령을 지낸 도스툼 장군은 우즈베크족 군벌 출신 인사다. 칼리드는 타지크족 출신으로, 그의 부친인 아타 무함마드 누르 전 주지사 역시 1980년대 아프간-옛 소련 전쟁 당시 저항군 사령관을 지냈던 인물이다.

칼리드는 “아프간 문제는 한 사람만 나서선 해결되지 않는 사안으로, 집단 협상을 더 선호한다”며 “국가 전체의 정치 커뮤니티, 특히 힘있고 대중의 지지를 받는 전통적 리더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재 탈레반은 군사적 승리를 거둔 탓에 아주, 아주 오만하다”며 “그러나 앞선 집권기(19966~2001년)에 그랬듯, 소수민족 배제 형태로 통치하면 위험하다는 걸 (탈레반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내 주요 군벌은 이달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자 ‘포괄적 정부 구성’을 줄곧 요구해 왔다. 새로운 아프간 정부의 권력은 탈레반뿐 아니라 다양한 세력이 분점해야 한다는 뜻으로, “대화 거부 땐 무력항쟁에 나서겠다”고도 선포한 상태다. 실제 아직 탈레반이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북부 판지시르 계곡엔 탈레반에 대항 중인 항전 세력이 집결해 있다. 이곳에선 아프간 ‘국부’로 불리는 고(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32)가 반탈레반 무장세력을 이끌고 있고,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과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 등 정부군 소속 인사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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