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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4개 주서 코로나 사망자 50% 증가... '시신 안치'에 냉장 트레일러도 동원

입력
2021.08.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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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최악 상황 대비해 트레일러 준비
사망자 급증에 첫 가동... "심각한 위기상황"
남부 병원들, 산소 예비 비축분 사용하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여성이 지난해 4월 미국 뉴욕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여성이 지난해 4월 미국 뉴욕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델타 변이 확산 탓에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지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면서 당초 우려돼 온 ‘의료 시스템 과부하’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사망자 급증으로 영안실이 부족해지자 시신 안치를 위한 냉장 트레일러까지 등장했고, 심지어 의료용 산소의 고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미 존스홉킨스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날 기준 미국 내 14개 주(州)에서 일주일 만에 코로나19 사망자가 5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28개 주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최소 10% 이상 사망자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26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756명으로, 하루에 2,000명가량이 코로나19로 숨졌던 작년 3월 첫 유행 당시에 근접하고 있다.

의료 체계에 가해지는 부담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일례로 영안실 부족에 허덕이던 앨라배마주는 급기야 전날부터 일부 사망자의 시신을 냉장 트레일러에 보관하고 있다.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후 대규모 사망자가 한꺼번에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해 트레일러를 준비해 뒀는데, 최근 사망자가 급증하자 첫 가동에 나선 것이다. 앨라배마주 보건 책임자인 스콧 해리스 박사는 “시신을 보관할 곳도 없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중증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용 산소가 고갈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방송은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지역의 병원에선 이미 예비 비축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산소가 아예 동날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 의료기기 업체 프리미어의 선임이사인 도나 크로스는 CNN에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산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학 시즌을 맞아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아동·청소년의 감염마저 늘어나고 있는 등 델타 변이 확산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앨라배마주에서는 지난주 최소 5,571명의 어린이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달 1,623명의 아동이 감염된 플로리다주 브레버드 카운티에선 최소 8,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격리됐다. 교내 감염으로 2만3,000명이 격리됐던 애틀랜타에서도 이중 수천명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델타 변이를 억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없다면, 상황은 몇 달 후 더 악화될 것”이라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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