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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선수들 손 잡아달라" 포기했던 패럴림픽 출전, 꿈은 이뤄졌다

입력
2021.08.29 16:00
수정
2021.08.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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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다다디·라소울리,?아프간 선수 두 명 도쿄 입성
IPC "두 선수 보호할 것"…개회식 때 국기만 입장?
쿠다다디 "아프간 여성의 출전 도와달라" 호소도

여성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사진)와 남성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가 아프가니스탄 카불 탈출에 성공해 도쿄에 도착했다고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28일 밝혔다. 연합뉴스

여성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사진)와 남성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가 아프가니스탄 카불 탈출에 성공해 도쿄에 도착했다고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28일 밝혔다. 연합뉴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도쿄패럴림픽 출전을 포기하려고 했던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이 도쿄에 입성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와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TBS와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은 앞서 28일 밤 이번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아프가니스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태권도)와 호사인 라소울리(24·육상)가 대회 관계자의 환영을 받으며 도쿄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 카불 공항이 폐쇄되면서 출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위원회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선수단의 참가를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와 IPC, 스포츠 및 인권 기관의 협조로 선수단은 극적으로 카불을 탈출했다.

크레이그 스펜스 IPC 대변인은 29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 선수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들의 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프가니스탄 대표팀 선수들과 선수단장은 대회 기간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도 불참한다. 다만 대회 이후 선수들 거취에 대해선 "선수들이 선택할 문제이며 우리는 그들의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PC와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위원회는 앞서 28일 밤 두 선수가 패럴림픽 선수촌에 도착했다며 환영했다. 스펜스 대변인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고, 파리에서도 출전 의사를 확실히 전했다"며 "두 선수는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한 주를 보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카불을 벗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일주일 정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스포츠 훈련 센터인 프랑스 국립스포츠연구원(INSEP)에서 훈련과 휴식을 병행했다.


IPC·호주·인권 단체 협조로 선수단 카불 탈출 성공

24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자원봉사자가 아프간 국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4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자원봉사자가 아프간 국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4일 진행된 패럴림픽 개회식에선 선수단 없이 아프가니스탄 국기만 다섯 번째로 입장했다. IPC는 이에 대해 연대와 평화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됐다. 그는 출국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여성의 패럴림픽 출전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각국과 단체에 도움을 청했다.

쿠다다디는 앞서 17일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대표해 부탁드린다. 전 세계 여성을 보호하는 단체, 각국 정부와 기관들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누군가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호소했다.

쿠다다디는 이번 대회에서 최초로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 출전한다. 다음 달 2일에 펼쳐질 여자 49㎏급 K44등급 경기를 뛴다. 라소울리는 9월 3일에 열리는 육상(T47) 남자 400m에 출전한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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