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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만 콕 집어 살해… 美, IS에 보복한 무기는 '닌자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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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살 폭탄 테러 보복을 위해 선택한 무기는 이른바 ‘닌자 미사일’이었다.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미군 공격용 무인기(MQ-9 리퍼)는 칼날 6개가 달린 미사일을 발사,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호라산(IS-K)의 ‘테러 기획자’를 콕 집어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간인 사상자가 7명에 달한다는 증언도 있어 향후 거센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이 27일 IS-K를 공습할 때 변형 헬파이어 미사일 ‘AGM-114R9X’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26일 벌어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폭탄 테러 보복으로 이튿날 무장 무인기(드론) 한 대를 동원, IS-K 집결지인 아프간 낭가하르주(州)에서 고위급 관계자가 탄 차량을 공격했다. 이로 인해 이번 테러 ‘기획자’와 ‘조력자’가 사망하고 한 명이 부상했다.
통상 헬파이어 미사일은 탄두에 20파운드(약 9㎏)짜리 폭발물이 장착돼 있다. 표적과 부딪칠 경우 목표 반경이 초토화된다. 그러나 이를 개량한 R9X는 탄두 없이 6개의 칼날을 달고 있다. 충돌 직전 칼날이 튀어나오면서 표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하늘에서 칼을 내리꽂아 대상을 살해한다는 얘기다. 회전하는 칼날이 단숨에 목표물을 깨끗이 도려내 ‘닌자 폭탄’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정인만 겨냥할 수 있어 부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민간인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WSJ는 “민간인 3명이 죽고 4명이 다쳤다”는 현지 주민의 증언을 전했다. 폭발물 파편이 박힌 주택 벽과 부서진 창문, 불에 탄 차량 등 공습 흔적이 역력한 민가의 모습도 영상으로 공개됐다.
물론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 무기의 존재를 인정한 적이 없다. 그러나 2017년 2월 중앙정보국(CIA)이 알카에다 2인자이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위였던 아부 카이르 알 마스리를 살해했을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공연한 비밀’ 상태다. 당시 피습 현장을 담은 사진을 보면, 알 마스리가 타고 있던 차량은 지붕만 뚫렸을 뿐이다. 다른 부분의 외양은 멀쩡했다. 폭발물을 탑재한 미사일 등에 의한 공격이었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테러리스트에 대한 드론 공격을 허용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무고한 인명 피해 발생에 따른 반미 감정이 고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민간인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해당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러와 무관한 민간인까지 희생될 경우 아무리 ‘보복 조치’라 해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없는 탓이다.
다만 인권단체는 무기의 정교화에 따라 ‘국익을 위한 암살’도 점점 용이해지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레타 테일러 부국장은 “미국이 특정인을 살해하길 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합법적’이라고 할 순 없다”며 표적 공습에는 여전히 인권침해나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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